‘결혼의 여신’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남편보다 더 든든하고 아내보다 더 가까운 직장 내 ‘오피스 스파우즈’(배우자보다 친한 이성 직장동료)를 적나라하게 다뤄 시청자들을 씁쓸하게 했다.
‘결혼의 여신’의 조민수와 장영남이 일명 ‘오피스 스파우즈’ 때문에 황당해 하고 눈물을 흘렸다. 조민수는 자신을 오피스 와이프라 부르는 상사에, 장영남은 당당하게 자신의 남편과 직장 내 부부라고 하는 불륜녀에게 한 방 먹었다.
지난 27일 방송된 SBS 주말특별기획 SBS ‘결혼의 여신’(극본 조정선, 연출 오진석) 9회분에서는 지선(조민수 분)이 병원에 입원한 앙숙관계의 황전무(염동현 분)를 간호하고 은희(장영남 분)는 신시아 정(클라라 분)에게 당하는 내용이 그려졌다.

지선은 25년 동안 이유 없이 자신을 차별하고 상무 후보에서 제외시킨 데다 지방으로 발령까지 낸 황전무에게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쌓아온 분노를 표출한 상황.
그러나 그동안 애증이 쌓였던 걸까. 약을 잘못 먹어 비뇨기과 문제로 입원한 황전무의 사정을 우연히 알고 어이없어 하면서도 음식을 만들어 챙겨줬다. 황전무가 기러기 아빠였기 때문.
은희 남편의 불륜사실을 알고 있는 황전무는 지선에게 “오피스 마누라, 오피스 남편 나쁘지 않다”며 “당신하고 나는 오피스 배우자 수준이다”고 아무렇지 않게 얘기했다. 지선이 황당해 하자 25년 동안 성적인 감정이나 욕구를 느껴본 적이 없다고 고백, 더욱 지선을 당혹스럽게 했다.
은희 또한 ‘오피스 스파우즈’ 때문에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은희는 신시아 정을 찾아가 남편 승수(장현성 분)와의 외도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감사해라”였다.
은희는 신시아 정에게 “왜 남의 것을 탐내고 만지고 그러냐”고 겨우 말을 꺼냈고, 신시아 정은 은희의 말이 끝나자마자 당당한 태도로 오히려 은희에게 따져 물었다.
신시아 정은 은희에게 승수와 자신은 직장 내 부부라며 일을 같이 하다 보니 정신적으로 친해졌다고 말했다. 또 오히려 자기 때문에 승수가 잘되고 있으니 감사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뻔뻔하게 말했다.
‘오피스 스파우즈’라고 하는 황전무와 지선, 그리고 불륜관계지만 ‘오피스 스파우즈’라며 합리화 시키는 신시아 정과 승수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은희. 이들의 애매한 관계가 어떻게 정리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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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결혼의 여신’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