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차광수, ‘세바퀴’가 건져 올린 예능 늦둥이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07.28 09: 54

중견배우 차광수가 이 정도로 예능프로그램에서 웃음이 터지는 인물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됐을까. 차광수가 MBC 예능프로그램 ‘세바퀴’에 출연해 팔불출과 가까운 ‘애처가’의 모습으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여기에 범상치 않은 입담과 예능프로그램이 아끼는 ‘해맑은’ 매력은 또 한명의 예능 늦둥이의 탄생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차광수는 지난 27일 방송된 ‘세바퀴-애처가’ 특집에 아내 강수미, 김흥국·윤태영 부부, 김세아·김규식 부부, 주영훈·이윤미 부부 등과 출연했다. 아내에 대한 지극정성의 사람들이 한데 모인 이날 방송에서 유독 눈에 띈 것은 평소 중후한 연기를 펼쳤던 배우 차광수의 반전 매력.
차광수는 이날 세련된 옷차림과는 어울리지 않는 검정 샌들로 MC 이휘재에게 타박을 받으며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이어 멋있는 프러포즈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아내의 가족들이 모두 모인 한식집에서 결혼을 승낙 받았다는 맥락과 관련 없는 이야기를 했다. 다른 남자 출연자들이 달콤한 프러포즈를 이야기할 때 차광수는 상견례를 연상하게 하는 기억을 떠올린 것. 차광수의 진지한 프러포즈 이야기에 출연진은 “그건 프러포즈가 아니라 가족 첫 인사 정도”라고 지적해 시청자들을 웃게 했다.

또한 아내와 매년 세계 일주를 한다는 로맨틱한 고백에도 다리를 오므리지 않는 ‘쩍벌남’의 자세로 타박을 받았다. 자신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다른 출연자들의 이야기에 거침 없이 끼어들어 살을 보태거나 신명 나는 추임새를 넣는 것 역시 남다른 예능감을 확인하는 기회였다. 거침 없는 독설이 오가는 ‘세바퀴’ 분위기에 전혀 주눅 들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끝까지 밀고나가는 뚝심은 예능프로그램이 원하는 순수한 캐릭터와 연결됐다.
무엇보다도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끌고 나갈 수 있는 재치와 온갖 구박에도 해맑게 웃어넘길 수 있는 자세 역시 시청자들의 호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세바퀴’는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잦지 않은 차광수라는 예능 늦둥이를 빵빵 터졌던 현장의 독설을 자막으로 더욱 재밌게 포장했다. 평소 그의 중후한 매력을 기억하는 시청자들이라면 애처가를 자청하는 차광수의 반전 매력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세바퀴’는 현재 가족들이 한데 모여 볼 수 있는 가족 토크쇼로 토요일 오후 11시대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인기에 안주하지 않고 매주 색다른 구성으로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차광수라는 새로운 예능 늦둥이를 섭외해서 안방극장에 신선한 웃음을 선사한 것은 변화를 꾀하고 있는 ‘세바퀴’의 신의 한수였다.
jmpyo@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