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한 이 남자들의 비극은 대체 누가 만든 걸까. ‘스캔들: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극본 배유미 연출 김진만 박재범 이하 ‘스캔들’)의 두 남자 주인공 김재원과 기태영이 자신들도 어쩔 수 없는 운명의 소용돌이 앞에서 흔들리고 있다.
지난 27일 방송된 ‘스캔들’에서는 의문의 죽음을 당한 공기찬(양진우 분)를 조사하는 하은중(김재원 분)이 친부 장태하(박상민 분)을 의심해 그를 찾아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동시에 그와 운명이 뒤바뀐 장은중(기태영 분)은 어머니 윤화영(신은경 분)이 여전히 사설 탐정을 고용해 아들 장은중을 찾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고, 이를 통해 자신이 친아들이 아닐지도 모르는,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이날 하은중은 죽은 공기찬의 유품 중에서 장태하의 지문이 묻어있는 지폐를 들고 장태하를 찾았다. 장태하는 하은중이 증거를 들이밀자 놀랐지만, 곧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으라”며 하은중을 협박했다. 그러나 하은중은 “회장님 가족들은 법 위에, 대한민국 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지지 않고 말했고, 장태하는 “법 만드는 놈들 위에 내 가족이 있는 건 장담한다”고 말했다. 결국 장태하는 자신의 비서를 통해 공기찬에게 수표를 건넸다며 교묘히 상황을 모면했고, 하은중에게 “내 가족이다. 잘 봐둬라. 대한민국에서는 건드려서는 안 되는 사람이다”라고 으름장을 놨다.

사실 장태하는 하은중의 친아버지다. 과거 하은중의 아버지 하명근은 부실공사로 자신의 아들을 죽인 장태하에 앙심을 품은 뒤 우발적으로 장태하의 숨겨진 아들을 납치했었고, 아버지를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어린 하은중은 자신을 찾아온 하명근이 자신의 친아버지인 줄만 알고 살아왔다. 이후 하명근은 여러 번 하은중을 집으로 돌려보내려 했지만, 어느새 또 다른 장은중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고, 이를 포기해야 했다.
자신의 아들이 친아버지에게, 그것도 매우 악랄하고 잔인한 장태하 회장에게 맞서려 하는 사실을 알게 된 하명근은 이를 말리기 위해 애썼다. 정을 주지 않는 자신으로 인해 어린시절 많은 상처를 받았던 하은중이 또 다시 상처를 받을까 두려웠던 것. 그 때문일까. “너는 내 아들이다. 내 아들을 지켜야 하니까”라는 말로 장태하에 도전하려는 하은중을 말리는 하명근의 진심은 유독 큰 울림을 줬다.
불행한 것은 하은중 만이 아니었다. 자신의 어머니가 여전히 아들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장은중(기태영 분) 역시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됐다. 앞서 그는 어머니 윤화영이 흥신소를 통해 실종된 아동을 찾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흥신소를 찾아가 2배의 돈을 줄 테니 그가 누구를 찾고 있는지 알려달라 요청했다.
탐정은 "어머니가 찾고 있는 사람은 장은중"이라며 "댁은 누구냐"고 물었다. 이에 장은중은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어머니 윤화영이 고아원에서 자신을 데려온 후 과거의 기억은 유괴사건으로 잃어버렸다 믿으며 자신이 진짜 장은중이라 믿고 살아왔다. 충격을 받은 장은중은 집으로 돌아와 아무렇지 않게 말을 거는 윤화영을 넋이 나간 표정으로 바라봤다.
하은중과 장은중, 두 사람은 모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른들의 복수와 욕망 사이에서 뒤바뀐 삶을 살아왔다. 게다가 친아버지와 친어머니로 믿고 있는 이들로부터는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해 마음 속에 응어리와 상처를 받아 온 상황. 출생의 비밀을 안고 있는 두 사람은 이 운명의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가게 될까.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