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승-9K' 류현진, 비결은 체인지업의 진화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7.28 12: 49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LA 다저스)이 최근 부진을 털고 최고의 피칭을 펼쳤다.
류현진은 28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 선발로 출전, 7이닝동안 2피안타(1피홈런) 9탈삼진 1실점으로 위력적인 피칭을 펼쳤다. 2회 제이 브루스에게 홈런 하나를 허용한 것이 유일한 흠이었다. 이로써 류현진은 시즌 9승(3패)째를 거뒀고, 평균자책점을 3.29로 끌어 내렸다. 
류현진의 경기 내용도 완벽했지만 무엇보다 돋보였던 건 류현진의 탈삼진 능력이었다. 이날 류현진은 9개의 삼진을 잡아내면서 두 번째로 많은 한 경기 탈삼진(최다 탈삼진은 5월 1일 콜로라도전 12탈삼진)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 가운데 3개는 체인지업으로 유도한 삼진이었다.

최근 류현진이 부진한 투구를 했을 때 문제점으로 지적된 건 결정구 부족이었다. 2스트라이크 까지는 잘 잡지만 결정을 짓지 못하면서 투구수가 늘었다. 국내에서는 최고로 손꼽히던 류현진의 체인지업이었지만 정작 메이저리그에서는 타자들의 눈에 금방 익숙해져 커트를 당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날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완벽했다. 우선 속구 구속이 95마일(약 153km)까지 나온 것이 체인지업을 더욱 위력적으로 만들었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에 잭 코자트가 1개, 브론슨 아로요가 2개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이날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결정구로 쓰였을 뿐만 아니라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가는데 효과적으로 쓰였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류현진이 좌타자를 상대로 체인지업을 구사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류현진의 좌타자 상대 체인지업 구사율은 전체 구종 가운데 4%에 지나지 않았다. 타자는 눈앞에서 바깥쪽으로 흘러가는 공보다 안쪽으로 들어오는 공에 강하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좌타자 몸쪽으로 흘러 들어오는 구질이라 구사를 자제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이날 좌타자에게 적극적으로 던졌다. 좌타자인 추신수와 조이 보토, 그리고 제이 브루스에게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던져 내야땅볼을 유도해냈다. 신시내티 타자들은 전력분석 데이터에 없던 류현진의 체인지업에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제 류현진을 상대할 타자들은 체인지업을 염두에 두고 타석에 서게 됐다. 예리하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은 메이저리그에서 결정구로 쓰이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걸 다시 보여줬고, 좌타자를 상대할 때도 무기 하나를 추가했다. 위기에서 또 한 번 진화에 성공한 류현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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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이대선 기자,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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