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지지 않았다. 함께 이겼다.
적어도 28일(한국시간) LA 다저스와 신시내티 레즈의 경기가 펼쳐진 다저스타디움은 한국인의 잔치였다. 신시내티 외야수 추신수가 방문팀의 일원으로 벌인 류현진과의 대결은 미국 현지에서 지대한 관심을 받았다.
생중계를 맡은 방송사는 두 선수를 번갈아 보여주었고 두 선수의 활약상을 담으려는 한국 사진기자들의 분주한 모습을 계속 내보냈다. 세계적 가수로 인정받고 있는 싸이의 등장 모습도 내보냈다. 만원관중이 들어선 다저스타디움은 환호성으로 가득했다.

역대 한국인 투타 대결보다 훨씬 많은 관심을 받은 이유는 두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과 인기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추신수는 이미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외야수로 인정을 받고 있고 시즌을 마치고 FA 대박을 앞두고 있다.
류현진은 LA 다저스 선발진의 중심투수로 뿌리를 박았다. 미국야구 물을 먹지 않은 순수한 한국프로야구 출신으로 데뷔 첫 해 한국야구의 우수성을 과시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코리안 메이저리그의 간판 대결로 한인 마케팅까지 겹쳐 현지에서 큰 주목을 받은 것이다.
실제로 관중석에는 다수의 한인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한인들은 류현진의 일구일구에 박수를 보냈다. 뿐만 아니다. 6회말 1사1루에서 후안 유리베의 안타성 타구를 전력질주해 잡아내는 추신수에게는 더욱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두 선수의 대결에서는 류현진이 판정승을 거두었다. 1회초는 볼넷으로 출루했으나 3회초 1루땅볼, 6회는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추신수는 출루기록이 있었지만 득점으로는 연결시키지 못했다. 7이닝 2피안타 완벽투로 9승을 따낸 류현진과 달리 추신수는 마지막 타석도 범타로 물러나 안타를 날리지 못했다.
그러나 어쩌면 두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대결 결과는 사소할 수도 있다. 우리들은 두 선수의 대결에서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는 한국인의 힘을 충분히 느꼈기 때문이었다. 이런 점에서 누구도 지지 않았다. 함께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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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엔젤레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