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앞길을 가로막았던 '아시아의 벽'이 이번에는 감독으로서 일본과 대결한다."
일본 언론이 한국전을 앞둔 키워드로 '홍명보'와 '잠실'을 꼽았다. 일본 축구 전문지인 게키사카는 28일 "영원한 라이벌, 한국과 일본 그 격투의 역사"라는 기획기사를 통해 이번 한일전을 재조명했다. 게키사카는 이 기사에서 "그동안 1승 2무로 한국전 무패를 자랑하는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에 맞서는 이는 한국의 새로운 사령탑 홍명보 감독"이라고 전했다.
일본이 홍 감독에 품는 감정은 특별하다. 홍 감독은 한국인 J리거 2세대로서 가장 성공적인 케이스에 속한다. 일본 넘버웹은 지난 6월 특집기사를 통해 홍 감독에 대해 철저한 승부근성과 자기희생 정신으로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팀 동료들을 모아 회식자리를 만드는 등 결속력을 다지기 위한 노력을 한 선수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넘버웹은 특히 "홍 감독으로 인해 한국인 선수가 그 존재감으로 어떻게 팀에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줬다"며 최초의 성공사례라고 치켜세웠다.

그 때문일까. 게키사카 역시 2년 만의 한일전을 앞두고 재일교포 축구전문가인 신무광씨와 인터뷰를 통해 한일전의 역사를 돌아보며 이번 대결의 키워드를 '홍명보'와 '잠실'로 압축했다. 이 인터뷰에서 신무광씨는 "홍명보 감독이 처음으로 치르는 한일전의 무대가 잠실이라는 것은 운명적으로 재미있는 일"이라며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전반에 걸쳐 한일전의 무대는 일본의 경우 도쿄국립경기장, 한국은 잠실종합운동장이었다. 그리고 한국에서 그 시기를 대표하는 선수가 바로 홍명보"라며 홍 감독과 잠실의 인연을 강조했다.
게키사카는 "2004년 현역에서 은퇴해 한국 국가대표팀 코치, U-23 대표팀 감독을 맡으며 홍 감독의 '불패신화'는 계속되어왔다"고 설명하며 "코치였던 2007년 당시 아시아컵 3위 결정전에서 오시무 재팬에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뒀고, 감독으로서는 지난 해 런던올림픽 3위 결정전에서 세키즈카 재팬에 2-0 승리를 거두고 동메달을 따낸 바 있다"고 홍 감독이 거둔 성과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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