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LA 다저스)의 체인지업, 과연 원조는 어디에서 나왔을까.
류현진은 28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신시내티 레즈전에 선발 등판, 7이닝 2피안타 9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9승(3패)을 챙겼다. 이날 류현진은 체인지업 구위가 살아나면서 신시내티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할 수 있었다.
류현진의 주무기는 바로 체인지업, 한국에서 무수한 타자들의 방망이를 끌어냈던 그 공이다. 이제까지 류현진 체인지업의 원조는 구대성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색다른 주장이 제기됐다. 바로 2006년 현대 유니콘스의 스프링캠프다.

28일 오후 사직구장에서 만난 김시진 롯데 감독은 오전에 경기를 펼친 류현진 이야기를 꺼냈다. 김 감독은 "현진이를 (2006년) 처음 봤을 때 '저거 애가 아니라 늙은이다. 멘탈이 강하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떠올리고는 "오늘 2회에 홈런을 맞고도 눈 하나 깜짝 안 하더라. 그런 멘탈이 있었기에 최고 투수가 될 수 있었다"고 극찬했다.
이어 김 감독은 과거 현대시절 이야기를 소개했는데 바로 류현진의 체인지업이 사실은 현대 캠프에서 나왔다는 사실이다. 김 감독은 "2006년 초 구대성이 메츠 소속일 당시 팀 스프링캠프에 가지 못해 플로리다 브래든턴에 있는 현대 캠프에 온 적이 있었다. 그때 구대성이 우리 팀 투수 인스트럭터로 와 있던 현지 코치로부터 체인지업을 배웠다"고 소개했다.
류현진이 던지는 체인지업은 엄지와 검지를 'OK' 모양으로 말아쥐고 나머지 세 손가락으로 던져 서클 체인지업이라고도 불린다. 김 감독에 따르면 이 서클 체인지업도 중지와 약지, 소지를 어떻게 쥐느냐에 따라 움직임과 구속이 다르다고 한다. 약지와 소지를 붙이고 던지면 속도가 빠른 대신 움직임이 적고, 중지와 약지를 붙이면 상대적으로 느리고 움직임이 큰 공을 던질 수 있다고 한다.
구대성이 이러한 요령을 2006년 현대 스프링캠프에서 배웠다는 것. 이후 구대성은 메츠에 합류하지 못하고 2006년 한화로 돌아왔고, 끈질기게 따라붙는 후배 류현진에게 체인지업을 가르쳐준다. 변화구에 저작권이라는 건 있을 수 없지만, 김 감독의 말 대로라면 류현진의 명품 체인지업은 2006년 현대 브래든턴 스프링캠프에서 태동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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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이대선 기자,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