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처음 봤는데…" 신시내티도 깜짝 놀랐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7.28 16: 31

LA 다저스 류현진(26)이 신시내티 레즈에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류현진은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신시내티와 홈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2피안타 1볼넷 9탈삼진 1실점으로 막고 시즌 9승(3패)째를 수확했다. 평균자책점도 3.25에서 3.14로 낮추며 지난 2경기 부진을 완벽하게 씻었다. 
2회 제이 브루스에게 우월 솔로 홈런 허용한 것을 제외하면 거의 완벽에 가까운 흠잡을 데 없는 피칭이었다. 피안타 2개는 완봉승을 거뒀던 지난 5월 29일 LA 에인절스전과 함께 개인 최소 피안타 기록. 최고 95마일 패스트볼, 88마일 슬라이더를 자유자재로 던지며 신시내티 강타선을 농락하다시피했다. 

이날 신시내티는 류현진을 처음으로 만났다. 같은 내셔널리그이지만, 지구가 달라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신시내티는 경기 전 류현진의 투구 영상이 담긴 비디오를 보며 분석했지만 결과적으로 아무 소용이 없었다. 류현진의 공은 생각보다 위력적이었고, 신시내티 타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같은 한국인 선수 추신수는 "(류)현진이가 경기를 지배했다. 비디오나 종이로 분석을 해도 실전은 다르다. 오늘 현진이가 그랬다. 비디오로 본 것보다 공이 더 좋았고, 완급 조절도 잘 됐다"고 말했다. 또 그는 "확실히 패턴이 이전과는 달랐다. 두 번째 타석에서 1루 땅볼은 체인지업을 때린 것인데 지금까지 그 카운트에서 좌타자에게 체인지업 던지는 것을 못 봤다"고 말했다. 
2회 류현진으로부터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유일한 득점을 만들어낸 브루스도 비슷한 이야기를 말했다. MLB닷컴에 따르면 브루스는 "류현진을 처음 상대했는데 그는 모든 종류의 공을 사용했다. 그러나 첫 대결 후 그는 좌타자 상대로 패스트볼을 던지지 않으며 계속 우리팀 밸런스를 무너뜨렸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추신수와 조이 보토 그리고 브루스까지 신시내티 3명의 좌타자들을 상대로 첫 맞대결에서 공 10개 중 6개가 패스트볼이었다. 하지만 두 번째 대결부터는 28개의 공 중에서 패스트볼이 7개밖에 되지 않았다. 같은 패턴으로 승부하지 않고 다앙하게 변화를 주며 혼란을 일으겼다. 
적장 더스티 베이커 감독도 이 같은 류현진의 능력을 인정했다. '신시내티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베이커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우리는 류현진에게 고작 2안타밖에 만들지 못했다. 우리는 그를 처음 봤는데 아주 좋아 보였다"며 "그는 훌륭한 체인지업을 갖고 있으며 가끔 브레이킹볼을 구사했다. 체인지업 후 던지는 패스트볼은 더욱 빨라 보였다"는 말로 류현진의 체인지업과 완급조절 능력을 높이 샀다. 
이날 류현진은 패스트볼(46개) 다음으로 체인지업(28개)·슬라이더(24개)·커브(9개)를 구사했다. 특히 좌타자를 상대로 슬라이더(15개) 뿐만 아니라 체인지업(7개)을 적절히 섞어 던지며 종전과 다른 패턴으로 승부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류현진의 좌타자 상대 체인지업 구사율은 2.3%로 극히 낮았지만, 이날 18.4%로 비중을 대폭 늘렸다. 신시내티 타자들은 처음 본 류현진이 예상과 다르게 나오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게 바로 류현진의 매력이자 진정한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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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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