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악마, '역사'를 잊은 행동에 응원 보이콧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3.07.28 21: 53

붉은악마의 응원이 사라졌다. 이유는 간단하다. '미래가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28일 서울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한국과 일본 경기서 전반을 마친 뒤 운동장 한 켠을 차지한 붉은악마의 응원이 사라졌다. 붉은악마는 자리에 앉거나 혹은 서서 조용히 경기를 지켜봤다. 축구 대표팀을 위해 끊임없는 응원을 보내던 그들이 침묵한 이유는 간단하다.
붉은악마는 이번 경기를 위해 몇 가지 응원 걸개를 만들었다. 이순신 장군과 안중근 의사의 영정이 그려진 걸개는 이미 퍼포먼스를 통해 관중들에게 선보여졌다.

또 그들은 3층 난간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라는 글귀가 적인 걸개를 걸었다. 하지만 이는 전반이 끝난 뒤 철거됐다. 일본축구협회가 붉은악마의 걸개에 대해 문제를 삼고 대한축구협회에 내려 달라는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걸개로 인해 전반 도중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경호업체서 이를 떼어 내려고 했지만 결국 붉은악마들의 저지로 걸려 있었다. 하지만 일본축구협회의 반발에 의해 대한축구협회는 어쩔 수 없이 떼어 낼 수밖에 없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이다. 일본을 향한 정치적인 표현이라는 이유로 일본축구협회는 걸개를 제거하라는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날 경기장에는 전범기도 등장했다. 일본축구협회의 떳떳함과는 다르게 일본 관중들은 한국의 중심에서 전범기를 들며 응원을 펼쳤다. 이도 곧바로 저지를 당하며 그라운드서 사라졌지만 일본축구협회의 움직임도 분명 좌시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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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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