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별' 송준호와 '월드 리베로' 여오현이 가세한 현대캐피탈이 진짜 무서워졌다.
관록의 현대캐피탈이 패기의 우리카드를 누르고 통산 4번째 한국배구연맹(KOVO)컵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28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3 안산우리카드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결승전서 우리카드에 3-1(24-26, 25-22, 25-23, 25-18)로 역전승을 거두며 정상에 올랐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2010년 이후 3년 만에 컵대회 정상에 올라 두 배의 기쁨을 누렸다. 2006, 2008, 2010년에 이어 통산 4번째 우승이다. 이번 대회 우승을 통해 오는 11월 개막하는 V리그 우승 전망도 밝혔다. 결승전 상대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우승 후보 대한항공을 3-1로 꺾고 올라온 우리카드로 신영석 안준찬 김정환 신으뜸 등 이름 있는 선수들이 즐비했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의 전력은 탄탄함 그 자체였다. 김호철 감독의 매직에 송준호-여오현이라는 날개를 달아 두려울 것이 없었다. 이날 1세트를 내주고도 내리 3세트를 가져오는 저력의 원동력이었다.
가장 빛난 별은 프로 데뷔 2년차 송준호. 왼무릎 십자인대파열로 빠진 문성민을 대신해 자리를 꿰찬 이 겁 없는 신예는 컵대회 결승전을 자신의 무대로 만들었다. 60%의 공격 성공률에 고비 때마다 32득점을 올리며 우승을 이끌었다. MVP도 응당 그의 몫이었다.
송준호는 "이번 대회가 끝났으니 리시브를 연습해서 V리그 주전 한자리 꿰차야죠"라며 겨울 리그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호철 감독도 "(송)준호라는 스타 탄생이라 할 정도로 이번 대회에 굉장히 잘해줬다. 똥개에서 바둑이로 격상시켜야 할 것 같다"고 농을 던지면서 극찬을 보냈다.
스포트라이트는 까마득한 후배 송준호가 독차지했지만 숨은 공신은 따로 있었다. 정든 삼성화재를 떠나 올 시즌부터 현대캐피탈에서 활약하고 있는 '월드 리베로' 여오현이 그 주인공. 승부처마다 몸을 던지는 디그로 코트에 안정감을 불어넣었다.
김 감독은 "(여)오현이의 가세로 수비라인이 전체적으로 안정되면서 팀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면서 "모든 선수들이 잘했지만 그래도 수훈 선수를 꼽자면 팀에 안정을 준 오현이가 가장 잘했다"라며 엄지를 들어 올렸다.
현대캐피탈의 현 전력도 무시할 수 없지만 향후 문성민이 부상에서 돌아오고 이미 계약을 마친 콜롬비아 국가대표 주 공격수 리버맨 아가메즈가 합류할 경우 더욱 무서워진다. 전 포지션에서 빈 틈 없는 공포의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V리그에서의 관건은 문성민이 돌아오기 전까지다. 김 감독은 "(문)성민이의 재활이 꽤 오래 걸린다. 합류하기 전까지는 아가멘즈가 라이트로 (송)준호가 레프트로 뛰는 복안을 생각하고 있다"면서 "성민이가 복귀하기 전까지 어떻게 선수 운영을 할지 머리가 복잡하다. (박)주형이도 연습을 시키고 있다. 여러 가지 방안을 생각해 보겠다"며 대비책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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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준호-여오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