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를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대호가 소속팀 감독과 함께 프로 첫 퇴장을 당했다.
이대호는 지난 28일 일본 사이타마현 도코로자와 세이부돔에서 세이부 라이온스와 원정경기에서 6회초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했다. 이대호의 한일 프로 첫 퇴장이다. 이대호의 퇴장에 주심의 멱살을 잡은 모리와키 히로시 오릭스 감독도 취임 후 처음으로 퇴장당했다.

이대호는 6회초 3번째 타석에 헛스윙 삼진을 당한 과정에서 심판 판정에 격분, 강력하게 항의했다. 볼카운트 1B2S에서 세이부 선발 기시 다카유키의 4구째 109km 느린 커브에 이대호가 배트를 내밀었다. 공은 이대호의 배트 끝에 맞고 살짝 굴절돼 파울이 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니시모토 구심은 공이 이대호의 배트에 맞지 않았다고 판단, 헛스윙 삼진 아웃을 선언했다. 이에 이대호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항의했고, 모리와키 히로시 감독을 비롯해 오릭스 코칭스태프가 단체로 나와 어필했다.
그러나 오릭스의 어필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대호는 니시모토 심판을 향해 계속해서 불만을 나타내며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니시모토 심판은 이를 모욕적인 행위로 간주, 이대호에게 퇴장 조치를 내렸다. 이대호가 2001년 데뷔한 뒤 한일 양국 프로 생활을 통틀어 첫 퇴장이었다.
이대호의 퇴장에 오릭스 코칭스태프와 심판들이 엉켜 몸싸움을 벌이며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특히 모리와키 감독은 이대호의 퇴장 선언 직후 니시모토 심판의 가슴을 밀치고 멱살을 잡는 바람에 폭력 행위를 이유로 이대호와 동반 퇴장 당했다. 모리와키 감독 역시 부임 후 첫 퇴장이다.
이대호의 퇴장 여파 속에 오릭스도 세이부에 0-7 영봉패를 당하며 최근 2연승을 마감했다. 시즌 성적 41승43패3무로 퍼시픽리그 5위에서 제자리걸음했다.
일본 에 따르면 모리와키 감독은 경기 후 "선수를 지키는 것이 감독의 가장 큰 의무인데 대호를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 나의 퇴장보다 (주심이) 이대호를 퇴장시켜버린 것이 더 유감이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대호는 경기 후 말없이 버스에 올라탔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