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팀의 간판 에이스로 기대를 받았던 젊은 외국인 좌완. 지금은 떠나야 할 처지에 이르렀다. NC 다이노스 외국인 좌완 아담 윌크(26)는 새 에덴동산을 찾을 수 있을까.
김경문 감독은 지난 28일 마산 KIA전을 앞두고 덕아웃서 아담의 향후 거취에 대해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꺼냈다. 세 명의 외국인 투수 중 기대치가 가장 컸던 아담은 올 시즌 15경기 4승7패 평균자책점 3.98을 기록 중이다. 성적이 그리 나쁘지는 않다.
그러나 지난 21일 어깨 통증으로 인해 후반기 시작 전 2군으로 내려갔다. 표면 상 이유는 가벼운 어깨 통증이었으나 물밑에서 트레이드 협상에 자주 거론되었던 아담인 만큼 그의 2군행은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다. 여기에 김경문 감독까지 “아담은 팀을 아낄 줄 알아야 한다”라는 쓴소리를 던졌다. 외국인 선수의 성품과 협동심을 중시하는 김경문 감독의 발언임을 감안하면 이미 마음이 떠났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아담의 2군행 훨씬 이전부터 타 팀의 트레이드 구애가 있었다. 그 중 가장 아담에 눈독들였던 팀은 바로 잠실의 두 팀인 LG와 두산이다. 3년차 에이스 벤자민 주키치의 슬럼프로 인해 고민이 깊던 LG는 아담을 데려오고 싶어했다. 그러나 NC가 주키치를 받고 젊은 좌완 한 명을 더 원했는데 이 부분에서 계산이 틀어졌다. LG 입장에서도 아까운 유망주였기 때문이다. 김기태 감독이 “주키치를 안고 간다”라고 밝힌 데는 ‘유망주 좌완을 쉽게 내줄 수 없다’라는 속내가 숨어있다.
데릭 핸킨스를 데려오기 전까지 좌완 개릿 올슨의 부상과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두산도 아담을 원한 것은 사실. 그러나 NC 측이 젊은 야수 세 명 중 두 명을 요구하며 트레이드 협상은 없던 일이 되었다. 세 유망주 모두 지난해 풀타임 1군급 선수로 활약하며 타 팀에서는 당연히 주전이 될 만 하다는 평을 받았다.
외국인 선수 트레이드에 있어 유망주가 포함되면 구단들의 이해관계가 확실히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 당장 쓰기 위한 외국인 투수를 데려오는 데 있어 반대급부로 보낸 유망주가 훗날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그것도 속 쓰린 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5시즌 두산 재임 시절 다니엘 리오스를 얻기 위해 좌완 전병두를 KIA로 보냈던 김경문 감독은 2009시즌 중 “병두를 SK에서 데려올 기회도 있었다”라고 밝히며 아쉬워했다. 시즌 개막 전 포수 트레이드와 관련해 전병두의 두산 복귀가 이뤄질 뻔 했으나 무산되었고 그 해 전병두가 데뷔 후 최고의 활약상을 펼쳤다. 교환 거래를 하고 시일이 지나 가치 평가를 할 때 등가 교환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속 쓰린 것은 인지상정이다. 외국인 선수와 국내 유망주의 트레이드가 쉽지 않은 이유다.
게다가 아담을 팔 수 있는 창구도 굉장히 좁아졌다. LG는 감독이 주키치를 안고 가겠다고 공언했고 두산은 올슨의 대체자를 이미 구해 경기까지 뛰게 했다. 삼성도 아네우리 로드리게스 대신 에스마일린 카리대를 데려왔다. 앤서니 르루를 이미 퇴출시킨 KIA가 아담을 얻기 위해 거물 유망주를 기꺼이 꺼내들 것인지도 알 수 없다.
아담의 성적도 애매한 것이 사실. 나쁘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찰리 쉬렉처럼 특급 성적을 올린 것도 아니다. 그리고 올해 한국에서 첫 시즌을 보내는 투수인 만큼 검증된 부분도 올해 전반기 밖에 없다. 위기의 아담은 자신을 반겨줄 에덴동산으로 옮겨갈 수 있을 것인가. 포스트시즌 출장이 가능한 외국인 선수 교체 기한은 31일.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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