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안컵이 남긴 아쉬움 ②...홍명보가 보여준 것은?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3.07.29 08: 00

동아시아축구연맹(EAAF) 동아시안컵이 지난 28일을 마지막으로 끝을 내렸다. 이번 대회 남자부서는 일본, 여자부서는 북한이 대회 사상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개최국 한국은 남자부와 여자부 모두 3위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9일 동안 참가국 당 3경기를 소화해야 했던 2013 동아시안컵은 혹독한 일정 속에 진행됐다. 게다가 국제축구연맹(FIFA)의 매치 데이에 포함되지 않은 기간에 대회가 열리는 만큼 선수들의 소속팀에서는 의무적으로 각국 축구협회의 선수 소집 공문을 이행할 이유가 없었다. 이 때문에 참가국은 유럽파 선수들을 호출하지 못했고, 심지어 호주는 일본 J리그 소속 선수들도 부르지 못했다. 그만큼 모든 팀들이 100%의 전력이 아니었다. 하지만 각국 모두가 자신들만의 목표를 설정하고 모든 경기를 착실히 소화했다.
▲ 선수가 능력을 입증해야 했던 동아시안컵, 그렇다면 감독은?

홍명보 감독은 동아시안컵을 통해 선수들의 현재 상태와 기량 등을 점검했다. 우승을 다퉜던 일본도 다를 것이 없었다.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각국이 성과를 얻었던 것 같다. 특히 한국과 일본은 많은 선수를 시험할 수 있었다"고 대회 우승이 아닌 선수 점검이 참가 목적이었음을 드러냈다. 홍명보 감독도 마찬가지다. 홍 감독은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다"면서도 "세 경기를 통해서 선수들의 명암을 볼 수 있었다"면서 어느 정도 점검이 끝났음을 밝혔다.
선수들로부터 능력을 입증 받은 홍명보 감독이지만, 정작 자신은 신임 감독으로서의 능력 입증에 아쉬운을 남겼다. 경기력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각국의 전력 차로 인한 상대적인 면이 크게 작용했다. 무엇보다 아시아팀을 상대로 2무 1패로 무승이라는 점, 그리고 3경기 1득점 2실점이라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수비의 믿음직함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일본전에서의 2실점으로 평가가 절하됐다. 무엇보다 한국전을 제외하고 2경기서 7실점을 하며 2패를 당한 '동네북' 호주와 득점없이 비긴 점은 큰 아쉬움을 남겼다. 자케로니 감독도 새로운 선수들을 대거 발탁해 대회를 치렀지만, 공격 축구라는 자신의 축구 철학을 그대로 입혀 3경기 8득점이라는 성과와 더불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6실점이라는 문제점은 자케로니 감독이 입증한 능력과 축구 철학에 묻혔다.
김신욱의 사용 방안에 대한 답변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홍명보 감독은 일본전이 끝난 후 김신욱이 3경기 동안 40여분밖에 뛰지 못한 점에 대해 "김신욱이 들어가면 선수들이 (공격을) 자체적으로 잘 만들어갈 수 있음에도 무의식적으로 (긴 패스로) 붙이는 경우가 발견됐다. 그런 부분은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에서 잘 안되는 것이었다"고 답했다. 김신욱이 단순히 제공권 장악 능력이 좋은 선수가 아니라, 폭넓은 활동량과 발을 이용한 처리 능력이 좋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 답변이었다. 또한 K리그 클래식에서 12골을 넣어 득점랭킹 2위에 올라 있는 김신욱보다 많은 기회를 잡은 김동섭이 6골(12위), 서동현이 3골(37위)에 그치고 있다는 점도 아쉽다. 홍명보 감독이 동아시안컵에서 성과가 아닌 점검을 목적으로 했다면, 선수의 문제점을 배제하기보다는 그 문제점을 해결할 대책을 찾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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