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축구연맹(EAAF) 동아시안컵이 지난 28일 한일전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 남자부서는 일본, 여자부서는 북한이 대회 사상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개최국 한국은 남자부와 여자부 모두 3위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9일 동안 참가국 당 3경기를 소화해야 했던 2013 동아시안컵은 혹독한 일정 속에 진행됐다. 게다가 국제축구연맹(FIFA)의 매치 데이에 포함되지 않은 기간에 대회가 열리는 만큼 선수들의 소속팀에서는 의무적으로 각국 축구협회의 선수 소집 공문을 이행할 이유가 없었다. 이 때문에 참가국은 유럽파 선수들을 호출하지 못했고, 심지어 호주는 일본 J리그 소속 선수들도 부르지 못했다. 그만큼 모든 팀들이 100%의 전력이 아니었다. 하지만 각국 모두가 자신들만의 목표를 설정하고 모든 경기를 착실히 소화했다.
▲ 대한축구협회, 과연 한국 축구를 위한 조직?

9일 동안 총 12경기를 진행하기 위해 개최국 한국의 대한축구협회는 모든 직원들이 동원되어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막판 일처리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문제는 지난 28일 열린 한국과 일본의 여자부 최종전에서 발생했다. 경기 직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서포터스 붉은악마가 K리그 승부조작 가담 선수들의 징계 감면을 반대하는 차원에서 내건 '붉은악마는 승부조작 징계 감면 절대 반대한다'는 현수막을 대한축구협회가 강제 철거한 것. 붉은악마는 승부조작 징계 경감 반대에 대한 현수막이 정치와 종교, 비방 등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닌 만큼 문제가 없다고 항의했지만, 대한축구협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의 관계자마저 해당 현수막에 대한 철거 사유를 제대로 밝히지 못했다. 붉은악마를 비롯해 이를 지켜보는 이들로서는 '붉은악마는 승부조작 징계 감면 절대 반대한다'는 현수막이 주최측의 심기를 거스르게 만들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승부조작이 한국 축구의 근간을 뒤흔들고 한국 축구를 뿌리채 뽑을 뻔 했던 사건이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 한국 축구의 현재와 미래를 위한 발전을 주도하는 대한축구협회가 승부조작을 옹호할 이유가 없었다. 이 때문에 붉은악마는 대한축구협회의 현수막 철거 사유를 더욱 궁금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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