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 개그우먼 김지민의 연기력에 물이 올랐다. 무개념(?) 톱 여배우 연기가 일품이다. KBS 2TV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 '뿜 엔터테인먼트'에서다.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매혹적인 억양으로 "느낌 아니까~"를 연발하는 그의 능청 연기에, 객석도 안방극장도 배꼽을 쥐고 쓰러지는 요즘이다.
지난 2006년 KBS 공채 21기로 데뷔한 그는 지난해부터 유독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이제는 막을 내린 '불편한 진실' 코너에서 김기리와 함께 연인 연기를 소화하고 '거지의 품격'에서는 황당한 거지 허경환에 맞서는 대찬 아가씨 역할을 맡아 '개그콘서트'의 인기를 견인했다. 최근엔 '뿜 엔터테인먼트'로 돌아와 톱 여배우들의 요지경 행태를 희화화한 연기로 그 정점을 찍는 모습.
개그우먼치고(?) 지나치게 예쁜 얼굴과 비율 좋은 몸매 때문에 남성팬들의 사랑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그가 지금처럼 남녀노소의 고른 관심을 모으게 된 이유는 미모보다 우월한 개그감과 연기력 때문 아닐까. 예쁜 척은 거두고 주어진 상황과 역할에 완벽하게 몰입해 열연을 펼치는 모습이 프로답고 아름답다.

최근 '뿜 엔터테인먼트' 코너에서는 도도한 자태로 의자에 앉아 소속사 사장인 김원효를 향해 온갖 유난을 떠는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한다. 남들이 마다한 드라마에 출연하겠다고 말해 김원효의 구세주가 되지만, 막상 대본을 받고는 이건 못한다, 저건 대역 쓰겠다고 투정을 해 애를 먹이는 캐릭터. 하지만 뜯어보면 그는 정작 보통의 여배우들이 선호하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연기엔 대역을 원하고 폭주를 하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성형수술을 받는 등 다소 거북한 장면들에서 오히려 자발적으로 연기하겠다고 나서며 허를 찌른다. 극중나이트클럽 부킹남이 정우성이라는 말에 "질질 끌려가 볼게요, 사이다만 먹고 취한 척 해볼게요, 느낌 아니까~"하는 식.
새침하면서도 청순한 미모에서 의외의 코믹 연기가 빵빵 터져나온다는 점에서 김지민의 반전 매력은 누구보다 특별하다. 개그우먼하면 아무래도 미인형보다 개성있는 외모로 주목받는 이들이 많은 분위기 속에서 김지민의 선전은 더욱 의미있다. 과거에도 미모의 개그우먼들은 존재했지만 오히려 미모 때문에 개그감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거나 대중의 관심이 비주얼에만 집중되는 등 고초를 겪다 사라져간 사례가 여럿이기 때문이다.
이제 데뷔 8년차, 나름의 무명시절을 거쳐 만개한 김지민의 연기력과 개그 감각이 오래도록 소비될 수 있길 바란다. '개그콘서트'에서의 맹활약과 동시에 정극 연기에도 도전장을 내밀어보면 좋겠다. 물오른 연기력을 정극에서 펼쳐보일 수 있다면 김지민에게 지금보다도 더없이 좋은 기회가 열릴지도 모른다. 김지민은 제대로 된 연기의 '느낌을 아니까~', 정극 연기자로 나서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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