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광수가 MBC 월화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에서 악역인데도 욕할 수 없는 동정심 가득한 표현력을 뽐내며 안방극장을 사로잡고 있다.
이광수는 이 드라마에서 임해 역을 맡아 동생 광해(이상윤 분)에 대한 원망과 질투 섞인 시선, 권력에 대한 그릇된 욕망 등으로 인해 죄를 저지르는 임해 연기를 하고 있다.
그는 현재 ‘불의 여신 정이’에서 왕자답지 않은 허술한 모습부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이용하는 모략가적 면모까지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9일 방송된 9회는 이런 임해가 왜 그동안 못된 행동만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앞서 임해는 거짓말로 인해 유정(문근영 분)이 분원의 자기를 훔쳤다는 오해를 받게 만들었다.
광해는 정이가 아랫사람이라 할지라도 잘못을 했으면 사과를 해야 한다고 타일렀다. 하지만 임해는 “너 말 잘했다. 그럼 너야말로 나에게 사과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너만 태어나지 않았으면, 어마마마께선 돌아가시지 않았을 것이다. 나의 어머니를 빼앗았으니 너는 내게 평생 죄인이다”라고 거세게 힐난해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이는 임해가 왜 그토록 광해를 질투하고 미워하며 계략에 빠뜨렸는지를 미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광수는 이 과정에서 뻔뻔하고 헐렁한 왕자의 모습을 보이면서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상처를 드러내는 이중적인 연기를 펼쳤다.
그는 웃음기를 거둔 진지한 모습으로 임해의 이중적인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했으며, 캐릭터에 완벽 빙의된 듯 광해를 향한 원망 가득한 마음을 살아있는 눈빛으로 드러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온갖 악행으로 민폐를 끼치고 있지만 마냥 욕할 수 없게 이광수가 열연을 펼치고 있는 것.
한편 이 드라마는 현재 분원에 남장을 한 채 들어간 정이가 여자라는 것을 알게 된 광해의 모습이 그려지며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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