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스무 살이 된 수지는 인기만큼 지고 가야할 짐이 많다. 국민 첫사랑부터 국민 여동생, 국민 이상형 등 '국민'이 들어가는 온갖 수식어의 주인공으로서, 걸그룹 멤버로서, 그리고 여배우로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스트레스와 부담감도 상당하다.
수지는 데뷔 후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했다고 말할 정도로 가수와 배우로서 빠른 시간 안에 많은 일들을 해냈다. 수지의 열정과 노력에 보답하듯 하는 일마다 성과가 좋았고, 그는 소위 말하는 '대세'로 떠올랐지만 남모를 속앓이는 점점 더 깊어갔다. 그런 수지가 털어놓은 속마음은 또래보다 훨씬 어른스럽고 예쁜, 그리고 다른 사람을 먼저 배려하는, 그래서 사랑스러울 수밖에 없는 마음이었다.
수지는 지난 29일 밤 방송된 SBS 토크쇼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게스트로 출연해 걸그룹 멤버에서 여배우로 성장하기까지의 다양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동안 밝은 모습만 보여줬던 수지가 이날 방송에서는 눈물도 흘리고, 상처와 스트레스로 힘들었던 속마음도 꺼내 놨다.

방송 초반 라면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내고, 이상형 월드컵을 진행하며 평소의 밝고 편안한 모습을 보여줬던 수지는 솔직하고 털털하게, 때로는 어른스럽게 연예인으로 살아가는 고충을 밝혔다.
먼저 수지는 '국민' 수식어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했다. 수지는 "수식어가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어린 나이에 겪지 않아도 될 일들을 많이 겪었다"며 "사람들이 어린애 취급을 하면서도 나에게 성숙한 행동을 바랐다. 그게 우울증이 돼 다가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런 스트레스는 늘 그를 괴롭혔고, 쌓이고 쌓였다가 MBC 드라마 '구가의 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터져버렸다. 당시 수지는 '100억 소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갑자기 눈물을 쏟아 화제를 모았다.
또 수지는 지금의 인기가 가라앉았을 때에 대한 불안감도 털어놨다. 수지는 "인기는 오르락내리락 한다는 것을 알지만 어느 순간 불안해졌다. 내 다짐처럼 당당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인기가 떨어진 나로 인해 가족들이 겪을 일들에 대해서도 걱정이 됐다"고 고백했다. 여느 배우들이 감정을 잔뜩 실어서, 눈물을 흘리며 고백하는 고충이나 부담감 등도 수지는 또래보다 훨씬 어른스러운 모습으로 담담하게 털어놨다.
그동안 여러 작품이나 광고, 예능 프로그램에서 밝고 사랑스럽고 어려 보였던 수지는 이날 누구보다 어른스러운 마음을 보여줬다. 행동이나 사랑스러운 외모는 그가 여전히 국민 첫사랑, 국민 여동생이라고 말해주고 있지만 속마음은 누구보다 어른스럽고 예뻤다. 그래서 한마디 말도 쉽게 털어놓을 수 없는 수지의 속앓이가 더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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