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신화', 주말극과 아침극의 결합..진부함 넘어설까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3.07.30 16: 55

주말드라마와 아침드라마를 섞어 놓은 듯한 드라마가 등장했다. JTBC 새 월화드라마 '그녀의 신화'가 그 주인공이다.
'그녀의 신화'는 30일 오후 서울시 중구 동대문메가박스에서 제작발표회를 열고 긴 항해에 닻을 내렸다. 이 곳에는 배우 최정원, 김정훈, 손은서, 박윤재, 이승렬 감독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또한 드라마의 제작발표회 전 언론매체들을 대상으로 한 1회분의 영상은 성인 연기자가 등장하기 전 이야기들로 꾸며졌다.
'그녀의 신화'는 스펙으로 평가되는 사회에 스펙은 '꽝'이지만 가방 디자인에 천재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는 가방디자이너 은정수(최정원 분)의 성공 스토리를 그리는 드라마. 또한 네 명의 청춘 남녀들이 대한민국 최초의 명품가방을 만들어가면서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담아낸다.

이 드라마에는 캔디 같은 여주인공이 성공담, 재벌 2세와 그에 못지않은 멋진 남자가 그를 사이에 녾고 벌이는 삼각관계, 성공을 위해서라면 부모까지 저버리는 악녀, 알고 보면 좋은 아버지를 둔 여주인공의 출생 비밀까지 모두 가지고 있다. 이렇듯 진부한 설정에 연속적으로 우연적 사건들이 등장한다.
클리셰는 계속된다. 마치 고전소설의 서사를 연상케하는 이야기다. 주인공 은정수(최정원 분)은 자신이 신화그룹 상무 최수호(전노민 분)의 딸이라는 출생의 비밀을 모른 채 온갖 고난을 겪고, 외삼촌이라는 조력자를 만나 역경을 헤쳐나간다.
주인공은 어린 시절 어머니의 죽음으로 이모부와 이모의 집에서 더부살이를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에게 가해지는 어른들의 행동은 맥락없이 가혹하기만 해서, 극적인 효과는 있을지 모르겠으나 보는 이의 몰입을 방해하는 면도 분명히 존재한다. 또한 은정수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는 아역 배우는 성인 연기자 못지않은 연기력으로 슬픈 눈물 연기를 해내지만 이 또한 보는 이의 마음을 동요시키기에는 모자람이 있다.
반면 연기자들의 호연은 이 드라마의 장점이다. '그녀의 신화'에는 아역 배우부터 중견 배우들까지 이른바 '연기 구멍'이 없다. 특히나 이날 상영된 1회에서 은정수의 어린 시절로 분한 아역 배우는 아역 특유의 어색함도 잘 찾아보기 힘들만큼 훌륭한 연기력을 선보인다.
'질투', '파일럿', '예감' 등 90년대 트렌디 드라마를 이끌던 이승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는 점도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비록 진부한 소재를 가지고 시작하지만 이를 뛰어넘는다면 폭발적인 흥행도 기대해볼 만 하다.
또한 '그녀의 신화'가 최근 대세의 자리를 오랫동안 지키고 있는 막장드라마의 인기를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첫 회부터 어린 은정수에게 닥치는 위기들이 굉장히 빠른 전개로 그려진다. 이러한 빠른 전개 속에 자극적인 설정과 장면들도 등장해 눈길을 끈다. 
드라마의 연출을 맡은 이승렬 감독 또한 드라마를 둘러싼 이러한 평에 대해 예상하고 있었다. 그는 "흔한 성공이야기인 것은 사실이다"면서 "이 드라마가 독특하다고는 볼 수 없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이 감독은 "명품을 만드는 사람들의 혼에 초점을 맞추고 그걸 보여주려고 한다. 눈이 즐겁고 삶을 돌아보며 마음까지 즐겁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명품을 만드는 명품처럼 만들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처럼 '그녀의 신화'는 진부함과 흥행성 사이에서 표류하는 어려운 항해를 시작한다. 이러한 항해의 끝이 성공으로 닿을지 실패로 닿을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한편 '그녀의 신화'는 '무정도시' 후속으로 다음달 5일 첫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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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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