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기본 몫은 했다. 그러나 위기에서 좀 더 냉정했더라면 어땠을까. 두산 베어스 우완 에이스 노경은(29)이 5회 총체적 수비 난국 속 6이닝 6실점 3자책으로 마운드를 물러났다.
노경은은 30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로 등판해 6이닝 동안 10피안타(1피홈런, 탈삼진 5개, 사사구 1개) 6실점 3자책으로 흔들리며 2-6으로 뒤진 7회말 김명성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말았다. 최고 구속 151km에 투심-슬라이더-스플리터 등 구위와 구종 선택은 나쁘지 않았으나 5회 잇단 수비 실수가 아쉬웠다. 그 와중에는 투수 본인의 보이지 않는 실수도 있었다.
1회 2사 1,3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긴 노경은은 2회말 2사 후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포수 용덕한에게 좌중월 동점 솔로포를 내줬다. 초구 투심(150km)이 몰린 것이 컸다. 그래도 4회까지는 노경은답게 구위를 뽐내며 상대 선발 크리스 옥스프링과 투수전을 펼쳤다.

그가 무너진 것은 바로 5회였다. 노경은은 용덕한을 삼진처리한 뒤 문규현의 좌중간 2루타와 이승화의 좌익선상 안타로 1,3루 위기에 놓였다. 전날(29일)까지 올 시즌 두산 상대 4할4푼4리로 강점을 비춘 박준서는 1타점 우전 안타를 뽑아내며 노경은에게 2실점 째를 안겼다.
후속타자 손아섭의 타구는 빗맞아 1루 측 파울선상을 향해 굴러갔다. 그대로 놓아두었더라면 파울이 되었을 공. 그런데 노경은이 이 공을 슬라이딩하며 잡아내려했다. 미끄러진 뒤 노경은은 손아섭을 태그하려고 했으나 이는 미수에 그쳤다. 1사 만루서 왼 팔꿈치에 찰과상을 입은 채로 장성호를 상대한 노경은은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그런데 유격수 김재호 앞으로 느릿느릿 굴러갔다. 다급했던 김재호는 이를 2루수 오재원에게 송구했는데 하필 포구했을 때 오재원의 발이 2루에서 떨어지는 부정확한 송구였다. 타자주자까지 모두 살아나갔고 그 사이 1사 만루에서 노경은의 실점은 3점으로 늘어났다.
전준우 타석에서 포수 양의지의 패스트볼로 한 점을 더 내준 노경은은 전준우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 황재균에게 1타점 좌중간 2루타를 내주며 무너졌다. 6회를 무실점으로 넘기며 퀄리티스타트는 성공했으나 큰 아쉬움이 남은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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