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전 불운’도 털어낸 옥스프링의 8승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7.30 21: 25

경기 내용 상으로 아까운 맞대결이 많았다. 후속 투수의 블론세이브, 타선 침묵, 수비 실수 등도 겹치는 경기가 유독 많았다. 54일 만에 비로소 시즌 8승째를 거둔 롯데 자이언츠의 ‘호주형’ 크리스 옥스프링(36)은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한 불운도 떨쳤다.
옥스프링은 30일 사직 두산전 선발로 나서 6이닝 동안 3피안타(탈삼진 2개, 사사구 4개) 2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8승(5패)째를 거뒀다. 지난 6월6일 사직 KIA전 6이닝 3실점 선발승 이후 54일 만에 거둔 값진 승리다. 2007~2008시즌 LG에서 활약했던 옥스프링에게 두산전 승리는 2008년 8월 31일 잠실 경기 이후 1794일 만이다.
2007시즌 중반 팀 하리칼라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LG 유니폼을 입은 옥스프링은 그 해 두산전에서 3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1.77로 운이 없던 편이었다. 당시 LG의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가 달렸던 9월 18일 잠실 두산전서 옥스프링은 7⅓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분전했으나 김명제-이승학(이상 은퇴)의 연이은 호투에 LG 타선이 무득점으로 막히며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그해 LG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열을 올렸으나 9월 7일 SK전서 김우석(은퇴)의 실책에 이어 18일 두산전 연장 0-1 패배까지 겹치며 결국 페넌트레이스 5위로 탈락했다.

2008시즌에도 옥스프링은 두산을 상대로 6경기 2승3패 평균자책점 4.73으로 재미를 못 봤다. 2008년 6월7일 잠실 경기서는 선발 김광수(한화)-경헌호(은퇴)의 뒤를 이어 구원투수로 나서 6~8회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3-2 구원승 요건을 갖추는 듯 했다. 그러나 9회말 2사 만루 김동주 타석에서 마무리 정재복에게 마운드를 넘겼는데 하필 정재복이 김동주에게 끝내기 2타점 좌전 안타를 얻어맞아 졸지에 패전 투수가 된 바 있다. 당시 LG는 일찌감치 레이스에서 탈락해 최하위 자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팀도 옥스프링도 암흑 속에서 거닐어야 했다.
올해도 옥스프링은 두산을 상대로 불운했다. 투구 버릇이 노출되어 고전하던 4월 13일 잠실 경기서 3⅔이닝 3피안타 6실점 3자책으로 수비 도움까지 받지 못해 패했던 옥스프링은 6월 20일 잠실 경기서 6⅔이닝 8피안타 2실점 1자책 기교투를 펼쳤으나 승리와는 인연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선발로서 자기 몫을 해내며 54일 만의 승리를 거뒀다. 그것도 팀이 4위 두산을 반 경기 차까지 따라잡는 값진 경기 승리였다. “상대 투수가 잘 던지면 내가 못 이길 수도 있는 법”이라고는 했으나 남몰래 속 앓이를 해야 했던 옥스프링은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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