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멘탈 스포츠. 경기 도중 발생하는 벤치 클리어링은 심리전의 성격이 짙다. 30일 광주 KIA-삼성전에서 벌어진 상황 또한 마찬가지.
삼성이 5-2로 역전에 성공한 4회초 2사 1루에서 박한이가 타석에 들어섰다. KIA 선발 김진우가 던진 초구는 포수 미트를 훨씬 지나 박한이의 엉덩이 뒤쪽으로 날아갔다. 김진우의 투구가 폭투가 되는 사이, 1루에 있던 정병곤은 2루까지 갔다.
이때 박한이가 발끈하고 나섰다. 김진우가 고의로 자신의 엉덩이 쪽으로 공을 던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역전을 허용해 심기가 불편했던 김진우도 기를 꺾지 않았다. 박한이 쪽으로 걸어나가며 맞붙을 기세. 박한이는 김진우의 반응에 더욱 열을 올리며 마운드 쪽으로 튀어갈 기미를 보였다.

구심이 급히 둘의 충돌을 막기 위해 움직였고 덕아웃에 있던 선수들도 순식간에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와 엉키기 시작했다. 다행이 극단적인 충돌은 없었다. 그라운드로 몰려나온 선수들이 둘의 충돌을 만류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후 김진우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박한이에게 볼넷을 허용한 김진우는 최형우에게 우중간 2루타를 얻어 맞은 뒤 좌완 박경태와 교체됐다.
이날 김진우는 3⅔이닝 9피안타(1피홈런) 2볼넷 5탈삼진 7실점으로 고개를 떨궜다. 지난달 4일 사직 롯데전 이후 연승 행진을 '5'에서 멈췄다. 삼성은 KIA를 8-5로 꺾고 상대 전적 9승 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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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