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가 사랑하는 두 배우 송강호와 하정우의 출연작 두 편이 31일 나란히 뚜껑을 연다. 영화 ‘설국열차’(봉준호 감독)와 ‘더 테러 라이브’(김병우 감독)가 그 주인공으로, 각각 국내외에서 기대를 한몸에 받는 화제작이라는 점과 믿고 보는 두 배우의 연기 향연으로 인해 올 여름 스크린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그중 ‘설국열차’는 단연 관심의 중심에 선 작품이다. 영화는 가까운 미래 지구가 얼어붙으면서 생존자들을 태우고 달리던 열차 안에서 억압에 시달리던 꼬리칸 사람들이 최고 등급인 앞칸을 향해 돌진하는 과정을 묵직하게 그렸다. 송강호를 비롯해 영국 배우 틸다 스윈튼, 할리우드 스타 크리스 에반스 등 해외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고 한국영화 사상 최대 제작비인 430억 원이 투입된 글로벌 프로젝트다. 무엇보다 ‘마더’ 이후 봉준호 감독의 4년만의 신작이라는 점만으로도 국내 영화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작품이다.
영화는 이 같은 관심을 입증하듯 개봉 당일인 31일 오전 실시간 예매율 61%를 넘기며 여타 작품들을 큰 폭으로 따돌리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크리스 에반스와 틸다 스윈튼도 지난 주말 내한해 기자회견을 여는 등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키는 데 한몫을 단단히 했다.

초반 ‘설국열차’의 압도적 흥행 기록이 예상되지만 그러나 장기 흥행에 대해선 낙관할 수 만은 없다는 의견도 분분하다. 언론 및 일반 시사회 이후 엇갈린 평이 나오기 있기 때문. 특히 작품성은 차치하고서라도 대중성 면에서는 후한 점수를 받기 어려울 것 같다는 평이 눈에 띈다. 또한 봉준호 감독에 대한 높은 기대감 또한 ‘설국열차’가 넘어서야 할 숙제다. 그러나 국내 최고의 연기파 배우로 손꼽히는 송강호를 비롯해 틸다 스윈튼, 에드 해리슨, 존 허트 등 세계적인 배우들의 풍성한 연기 향연은 ‘설국열차’ 보는 재미를 더하는 지점이다.
‘더 테러 라이브’는 오롯이 ‘하정우의 영화’ 라고 말 할 수 있을 정도로 주연 배우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큰 작품이다. 마포대교가 폭파되는 현장을 뉴스 앵커가 단독 생중계하는 과정을 담은 이 영화에서 하정우는 사건에 휘말려 들어가는 앵커 윤영화로 분해 범인 및 관객과 쫄깃한 심리전을 펼친다.
테러 현장을 생중계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영화의 90% 이상의 장면에서 하정우가 등장해 자칫 단조로워 보일 법도 하지만 믿고 보는 배우 하정우의 명불허전 연기력은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킨다. 그는 섬세한 상체 연기로 의심과 불안, 긴박감 등을 저마다 다른 얼굴로 생생하게 펼쳐낸다.
위험 부담이 클 수 있는 이 같은 영화의 전개를 스릴 넘치게 담아낸 김병우 감독의 연출력 또한 빼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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