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슈팀] KIA 투수 서재응이 단단히 화가 났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30일 광주 구장에서 열린 KIA-삼성전이었다. 삼성이 5-2로 역전한 뒤 4회초 2사 1루에서 박한이가 타석에 들어섰다. 그러나 KIA 선발 김진우의 초구가 박한이의 등 뒤로 날아가는 폭투가 돼 삼성 1루 주자 정병곤이 2루로 진루했다.
문제는 그 때부터였다. 김진우의 공에 고의성이 있었다고 생각한 박한이가 김진우에게 불만을 나타냈고, 그러자 김진우도 마운드에서 내려오며 박한이의 불만에 대꾸했다. 박한이도 4년 후배 김진우가 사과하지 않자 마운드 쪽으로 향했고, 양 팀 선수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대치했다.

그 순간 박근영 구심이 김진우를 말리며 상황을 무마하고자 했다. 그러나 갑자기 KIA 쪽에서 서재응이 당사자들보다 더 흥분한 모습을 보여 의아함을 자아냈다. 서재응은 팀 동료 헨리 소사와 삼성 이승엽 등이 말리는 와중에도 계속 박한이 쪽으로 다가가며 화를 가라앉히지 못했다.
박한이와 김진우보다 서재응이 더 주목받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서재응이 화를 낸 이유로는 김진우가 빈볼을 던질 상황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비록 KIA가 역전당했지만 경기가 4회로 아직 중반이었고,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빈볼을 던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서재응은 KIA에서 '응원단장'이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팀 분위기를 중요시하는 베테랑이다. 이날 뜻하지 않게 빈볼 시비에 휘말린 후배 김진우를 위해 스스로 더 화를 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서재응의 분노에도 불구하고 KIA는 삼성에 5-8로 역전패하며 4강 싸움에 먹구름이 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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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최규한 기자,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