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바꼭질' 집착이 불러일으킨 싸이코 스릴러..문정희 주목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3.07.31 18: 00

집에 대한 무서운 집착이 불러일으킨 참화가 스크린에 오싹하게 펼쳐진다. 영화 ‘숨바꼭질’(감독 허정)에서 집은 더 이상 휴식과 평안의 장소가 아니다.
31일 CGV 왕십리에서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숨바꼭질’은 싸이코 스릴러 장르의 옷을 입고 관객을 공포로 몰아넣는다.
성수(손현주)는 아름다운 아내 민지(전미선)와 토끼 같은 아들딸을 거느린 성공한 가장이다. 고급 주택에서 남부러울 것 없이 사는 듯 하지만, 사실 그는 형에 대한 죄책감이 깊다. 어린 시절 화목한 가정에 입양된 아이였던 그는 거짓 증언으로 형을 나락에 떨어뜨리게 되고 그때부터 형이 깊은 원한을 지녔을 거라고 짐작하며 강박증에 시달린다.

거리에서 노숙자를 볼 때면 형이 현재 저런 모습으로 살고 있을 거라는 예감을 떨쳐버릴 수 없고, 어느 날 형이 실종됐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뒤 비로소 형을 찾고자 하는 성수의 움직임이 시작된다.
영화는 이 같은 과정을 그리며 성수가 강박적으로 손을 씻고, 냉장고 칸칸마다 각을 맞춰 물건을 진열하는 모습 등을 통해 형에 대한 뿌리 깊은 부채 의식을 표현하며 인물이 겪는 내적 갈등의 심연과 이야기 핵심 갈등이 성수와 형 사이의 과거 진실에 있음을 암시한다.
하지만 영화는 중반부 이후 이야기의 핵심 갈등이 성수와 형이 아닌 외부 인물에 있음을 드러내며 갑작스레 얼굴을 바꾼다. 반전이라고 보기엔 영화의 돌출행동이 관객이 자연스레 받아들이기 무리가 있다는 점에서 좋은 선택으로 여겨지진 않는다.
또한 영화는 이 같은 깜짝 놀랄만한 반전을 선사하기 위해 한 인물을 등장시켜 관객의 눈을 속이지만, 오히려 그로 인해 영화가 중반에 닿을 때까지 두루뭉술한 인상만을 남긴 채 너무 오래 의문부호를 남긴다.  
다만, 극도의 공포스러운 장면이 영화 곳곳에 등장하며 관객의 심장을 쥐락펴락하는 스릴러의 쾌감은 좋다. 특히 이 같은 장면은 배우 문정희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통해 구현되는 경우가 많다. 여배우 문정희의 연기 변신이 놀랍고도 위력적이다.
메가폰을 잡은 허정 감독은 “낯선 이가 우리 집에 침입했을 때 사람들이 느끼는 공포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8월 14일 개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은 107분이다.
sunha@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