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이-김진우, 화해의 악수 나눴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07.31 18: 06

"고의가 아니었는데 약간 흥분한 건 내 잘못이다". (김진우) "이미 지난 일이다. 경기를 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다". (박한이)
30일 광주 KIA-삼성전서 신경전을 벌였던 박한이(34, 삼성 외야수)와 김진우(30, KIA 투수)가 화해의 악수를 나눴다.
전날 삼성이 5-2로 역전에 성공한 4회초 2사 1루에서 박한이가 타석에 들어섰다. KIA 선발 김진우가 던진 초구는 포수 미트를 훨씬 지나 박한이의 엉덩이 뒤쪽으로 날아갔다. 김진우의 투구가 폭투가 되는 사이, 1루에 있던 정병곤은 2루까지 갔다.

이때 박한이가 발끈하고 나섰다. 김진우가 고의로 자신의 엉덩이 쪽으로 공을 던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역전을 허용해 심기가 불편했던 김진우도 기를 꺾지 않았다. 박한이 쪽으로 걸어나가며 맞붙을 기세. 박한이는 김진우의 반응에 더욱 열을 올리며 마운드 쪽으로 튀어갈 기미를 보였다.
구심이 급히 둘의 충돌을 막기 위해 움직였고 덕아웃에 있던 선수들도 순식간에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와 엉키기 시작했다. 다행이 극단적인 충돌은 없었다.
김진우는 31일 경기를 앞두고 외야에서 몸을 풀던 삼성 선수들에게 모자를 벗고 고개숙여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리고 김진우는 타격 훈련을 기다리던 박한이를 뒤에서 끌어 안으며 애교섞인 사과를 건넸다.
김진우는 "풀건 풀어야 한다. 공이 정말 빠졌다. 고의가 아니었는데 약간 흥분한 건 내 잘못이다. 후배가 먼저 (사과를) 해야 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에 박한이 또한 너그러운 마음으로 김진우의 마음을 받아들였다. "(후배가) 먼저 사과했잖아. 서로 안 볼 사이도 아니고. 이미 지난 일이다. 경기를 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다"는 게 박한이의 말이다.
한편 선동렬 KIA 감독은 전날 신경전 도중 좀처럼 화를 삭히지 못한 서재응에 대해 "그럴 수도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선 감독은 "선배 입장에서 (김)진우의 편을 들어줄 수 있다. (서)재응이가 팀내 베테랑 선수로서 팀 분위기 차원에서 그런 것 같다. 그리고 어제는 그렇게 심한 상황도 아니다"고 개의치 않았다.
양팀 선수들은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서로 장난을 치며 전날의 기억을 모두 떨쳐냈다. 요즘 표현대로 아주 쿨한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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