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제도권에 입성했다.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채태인(31)이 규정 타석을 채우며 타격 선두로 올라섰다.
채태인은 31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에 5번 1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규정 타석에 4타석이 부족한 247타석을 기록하고 있던 채태인은 4차례 타석에 서며 규정타석을 채웠다.
이날 채태인의 활약은 만점에 가까웠다. 채태인은 2회 KIA 선발 윤석민과 풀카운트 접전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1-4로 뒤진 4회 2사 2루서 중전 안타를 때려 추격의 시작을 알렸다.

그리고 2-4로 뒤진 6회 무사 1,2루서 KIA 선발 윤석민의 3구째 체인지업(125km)을 받아쳐 가운데 펜스를 넘기는 125m 짜리 아치를 쏘아 올렸다. 시즌 7호째. 지난달 29일 대구 KIA전 이후 32일 만의 홈런이었다. 이날 3타수 2안타를 기록한 채태인은 3할7푼4리(222타수 83안타)로 타격 순위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언젠가 채태인에게 올 시즌 상승 비결을 물어본 적이 있다. 그는 "먹고 살기 위해서"라고 대답했었다. 채태인은 지난해 연봉에서 54.5% 삭감된 6000만원에 재계약 도장을 찍었고 괌 1차 전훈 명단에서 제외되는 등 프로 데뷔 후 가장 큰 시련을 겪었다.
"하루는 덕아웃에 있는 선수들을 둘러봤는데 나보다 연봉이 적은 선수가 1명 밖에 없었다. '내가 이 정도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럴 만큼의 선수는 아닌 것 같은데…". 아내 김잔디 씨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 예빈이와 아들 예준이를 위해 죽기 살기로 뛰었다.
기술적인 부분 역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저 배트 중심에 맞출 뿐"이라는 게 그의 설명. 2007년 해외파 특별 지명으로 프로 무대에 데뷔한 채태인은 타격 부문에서 단 한 번도 1위에 오른 적이 없다. 2년 전 개막전 때 만루 아치를 쏘아 올려 2경기동안 홈런 및 타점 부문 1위에 올랐던 게 전부다.
한편 삼성은 KIA를 16-4로 격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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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