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엣 가시란 표현이 이보다 정확할 수 없다.
박경훈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의 신경을 자극하는 선수가 있다. 바로 FC 서울의 득점기계 데얀이다. 제주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된 2013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라운드에서 서울에게 0-1로 졌다. 제주는 후반종료직전 페드로가 천금 같은 페널티킥을 얻었지만 성공시키지 못하는 불행까지 겪었다.
31일 서울과 제주의 경기를 앞두고 선발선수명단에 데얀의 이름이 보였다. 지난 6월 23일 부산 아이파크전에서 왼쪽 허벅지를 다친 후 38일 만의 복귀다. 명단을 확인한 박경훈 제주 감독은 “다 넣네. 다 넣어. 데얀은 꼭 이럴 때마다 나온다”며 푸념을 늘어놨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FC 서울은 지난 2006년 이후 정규리그에서 제주를 상대로 13승 7무의 압도적인 전적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데얀은 지난 제주와의 16경기에서 무려 14골을 퍼부었다. 데얀 때문에 이런 차이가 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경훈 감독은 지난 5월 서울과의 홈경기를 ‘탐라 대첩’이라고 표현했다. 반드시 이기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박 감독은 전투복을 입고 장군처럼 팀을 지휘했다. 하지만 제주는 서울과 4-4로 비기며 뜻을 이루지 못했다.
박 감독은 “내가 부임한 4년 동안 단 한 번도 서울을 못 이겼다. 데얀이 한 경기 빼고 매번 골을 넣었다”며 야속한 표정을 지었다.
승리했지만 최용수 감독도 제주가 껄끄럽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제주만 만나면 항상 박빙이다. 묘하다”면서 “데얀이 있을 때와 없을 때 큰 차이가 난다. 데얀이 오래 쉬어 득점순위에서 밀렸다. 의욕이 앞설 것이다. 가볍게 뛰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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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 =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