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대사르’ 김용대의 선방...치열한 심리전의 결과물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07.31 22: 26

페널티킥은 운이 아닌 과학이었다.
FC 서울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3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라운드에서 후반 24분 터진 아디의 결승골에 힘입어 제주 유나이티드에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서울(9승 5무 6패, 승점 32점)은 제주(7승 7무 6패, 승점 28점)와의 승점 차를 4점으로 벌렸다.
막판까지 승부는 알 수 없었다. 후반 추가시간 몰리나의 반칙으로 제주가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 성공만 되면 동점으로 경기가 끝나는 순간이었다. 이 때 최용수 감독은 골키퍼 김용대와 눈짓을 주고 받았다. 결국 김용대는 키커로 나선 페드로의 슛을 막아내 승리를 지켰다.

경기 후 수훈선수로 꼽힌 김용대는 “올해 경기 후 기자회견이 처음이다. 유난히 공이 좀 커보였다. 휴식기 동안 준비를 잘했다. 최고참으로써 골문이 든든하다는걸 보여주고 싶었다. 오늘 잘 맞아떨어졌다”며 환하게 웃었다.
 
막판 페널티킥 선방에 대해서는 “제주에서 페드로에게 PK를 한 번 먹었다. 그때도 페드로가 같은 방향으로 찼다. 끝까지 골키퍼를 보고 반대로 차더라. 오늘은 반대편으로 페인팅을 한 번 주고 막았다”며 비결을 공개했다.
찰나의 순간 최용수 감독과 김용대가 주고 받은 사인도 절묘했다. 최 감독은 “여지껏 페드로가 한 과거의 습성을 파악했다. 골잡이들은 자기들이 원하는 코스가 있다. 자기 감을 믿고 차야 한다. 페드로가 습관적으로 오른쪽으로 차지 않을까 했다”며 왕년의 국가대표 공격수다운 발언을 했다.
결국 천금 같은 선방은 운동신경이나 운으로 만든 것이 아니었다. 상대를 분석하고 심리전에서 이긴 달콤한 결과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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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 =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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