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여왕의 교실’ 고현정의 교육 방식과 가치관의 옳고 그름을 판가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종영까지 단 1회가 남은 지금, 분명한 것은 드라마 속 고현정은 아이들의 미래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진정한 교사라는 것. 아이들에게 아낌 없는 조언을 하고, 끝까지 보살피고자 하는 ‘마녀 교사’ 고현정이 안방극장에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지난 달 31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여왕의 교실’ 15회는 아이들을 경쟁에 내모는 혹독한 교육 방식으로 인해 1년 정직이라는 중징계를 받은 마여진(고현정 분)의 눈물 가득한 진심이 그려졌다.
여진은 그동안 아이들을 세세하게 관찰한 기록물을 동료 교사들에게 남기고 학교를 떠나려고 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뒤늦게 여진이 그동안 자신들을 성장하게 했다는 것을 알아차리면서 마지막 수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여진은 아이들에게 끝까지 냉혹했다. 하지만 그 속에 묻어나는 따뜻한 진심은 그 어느 때보다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최선을 다해서 경쟁을 하고, 그 과정에서 우정을 중요하게 여겨야 하며, 좌절을 맛보더라도 행복을 쫓길 바란다는 여진의 마지막 인사는 아이들을 울렸다. 동시에 시청자들도 울었다.
사실 이 드라마는 방송 초기부터 스스로가 부조리한 사회의 권력자가 돼 아이들을 궁지에 내모는 여진과 이에 굴하지 않고 대항하며 스스로 현실을 깨달아가는 6학년 3반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겠다는 기획의도를 꾸준히 밝혔다. 다만 마녀 교사 여진의 진심을 전달하기까지의 예열의 시간이 오래 걸린 게 아쉬웠다.
드라마 초반 잔혹 동화라는 혹평을 들을 정도로 여진의 비교육적인 방식, 이를 테면 성적순으로 교내 청소 반장을 정하는 등의 방식은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또한 아이들에게 현실을 일깨우기 위해 내뱉는 독설들은 속뜻이 어떻든지 안방극장의 분란을 유발했다.
때문에 이 드라마가 후반부에 들어, 특히 15회에서 보여준 아이들에 대한 여진의 진심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진심을 받아들인 아이들의 여진에 대한 신뢰는 뒤통수를 맞은 듯한 반전과 마찬가지였다. 특히 이날 방송 말미에 자신에 대한 아이들의 신뢰에 감동을 받은 여진의 눈가가 잠시 촉촉해지는 장면과 여진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눈물 짓는 6학년 3반 학생들의 모습은 안방극장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여진의 교육 방식에 대한 지지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진짜 교사 여진이 안기는 아이들에 대한 진정성과 신뢰는 감동적이었다.
‘여왕의 교실’은 오늘(1일) 16회를 끝으로 종영한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시청률과 화제성, 그리고 안방극장의 커다란 공감대를 형성하지는 못했다. 분명한 것은 이 드라마가 전하고자 하는 교사와 학생들간의 교감과 신뢰, 그리고 사랑으로 대변되는 교육자의 진심은 깊은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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