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안방마님 김태군(24)이 이재학(23)의 완봉승에 한 몫 단단히 했다. 듬직한 리드를 앞세워 이재학의 최대치를 끌어냈다. 구단 역사상 첫 완봉승을 거둔 이재학. 김태군은 이재학이 던진 116개의 공을 묵묵히 받아내며 완봉승에 일조했다.
경기 직후 김태군은 땀을 뻘뻘 흘렸다. 완봉승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이재학이 방송 인터뷰로 잠시 자리를 비운 상황. 김태군도 구단 역사상 첫 완봉승을 기록한 날이라 약간 상기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김태군은 경기 시작과 끝을 이재학과 함께 했다.
김태군은 “공 정말 좋았다”라고 말하며 이재학의 위력적인 공에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 “(이)재학이가 잘 던진 것뿐이다”라며 “재학이는 원하는 곳에 공을 넣을 수 있다. 제구가 완벽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태군의 볼 배합도 주효했다. 김태군은 “경기 초반에는 직구와 체인지업을 1대1 비율로 가져갔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중반에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비율을 1대1로 했다”고 밝혔다. 김태군은 또 “경기 후반에는 재학이가 힘이 좀 떨어진 것 같았다”라고 말하며 “변화구 제구가 잘 안 돼서 후반에는 직구 위주로 갔다” 덧붙였다.
호흡도 완벽했다. 두 달 전부터 김태군은 이재학과 룸메이트로 한 방을 쓰면서 많은 얘기를 주고받았다. 김태군은 “재학이가 지난 삼성전에서 5이닝 동안 3실점했다. 그 때 투구수가 많았다”고 말하며 “‘빨리 맞고 줄 것은 주자’고 재학이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김태군은 “투구수를 적게 하고 이닝을 길게 갈 수 있으니까 재학이에게도 좋을 것 같았다”고 했다.
김태군은 9회 마지막 고비에서도 마운드로 달려가 이재학을 가라앉혔다. 경기 직후 이재학도 “9회 이상하게 심박수가 빨라졌다. (김)태군이 형이 가라앉히라고 말했는데 도움이 됐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말했다. 결국 마지막 타자 박정권을 파울 뜬공으로 잡아내고 구단 첫 완봉승 경기가 막을 내렸다.
투수는 공을 던지고 포수는 공을 받았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투수와 포수다. 이날 이재학이 단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김태군의 믿음직한 리드도 빼놓을 수 없는 백미였다. 이로써 ‘이재학-김태군’ 배터리는 구단 첫 완봉승을 합작한 투수-포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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