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포수 엄태용, "이정훈 감독님께 멘탈 배웠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3.08.01 06: 15

한화 이글스 포수 엄태용(19)에게 이정훈 2군 감독은 굵고 긴 인연이다.
지난해 신인인 엄태용은 천안북일고에서 이 감독 아래 야구를 배웠다. 이 감독과 떨어져 프로에 입단한 것도 잠시, 이 감독이 지난해 10월 한화 2군 감독으로 취임하면서 엄태용은 옛 스승과 이별 인사를 잊기도 전에 다시 만났다.
엄태용은 이 감독의 엄한 가르침 아래 서산에서 맹훈련을 소화했다. 그 결과 엄태용은 지난달 23일 1군 엔트리에 올라온 뒤 30일 목동 넥센전에서 처음으로 선발 포수 마스크를 썼다. 엄태용은 1회 데뷔 첫 안타로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한화팬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4회말 3루 도루를 시도하는 2루주자 이택근을 잡기도 했다.

31일 김응룡 한화 감독은 31일 경기를 앞두고 "2루에서 3루 도루를 잡은 것은 처음인 것 같다. 뒤로 빠트린 공도 하나도 없었다. 살도 많이 빠진 것 같다. 포수 사인을 모두 맡겼는데 잘해서 나도 놀랐다"고 엄태용을 극찬했다.
이날 엄태용은 "고등학교 때도 이정훈 감독님과 훈련을 많이 했는데 프로 와서 또 만나게 됐다. 서산에서 정말 훈련을 힘들게 했다. 서산은 1인 1실이라 방에 오면 할 것도 없어서 감독님이 평소에 해주시는 말씀을 반복해 적다보니 20장이 넘어갔다. 평소 멘탈을 강하게 하는 법에 대해 많이 강조하신다"고 말했다.
엄태용은 이어 "이정훈 감독님이 평소에 말을 강하게 하셔서 화내시는 것 같지만 가만히 들어보면 화를 내시는 게 아니라 필요한 말씀을 정말 많이 해주신다. 타석에서의 멘탈, 노림수에 대해 세세하게 가르쳐주신다"고 밝혔다.
그래도 2군보다는 1군이 좋은 게 당연할 터. 엄태용은 "(도루 저지는) '누구든 뛰어라 잡아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타격은 욕심을 갖지 않고 마음 편하게 하니까 더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웨이트를 많이 해 근육량도 늘렸다. 시즌 끝날 때까지 1군에 있고 싶다"고 목표를 전했다.
한화는 최근 포수 리빌딩을 선언하며 신경현, 최승환 등 베테랑 포수 대신 정범모, 이준수, 박노민, 한승택, 엄태용 등 젊은 유망주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 그중 뚜렷한 결과가 보이지는 않지만 엄태용과 같이 고개를 빼꼼이 내미는 '희망'이 있어 리빌딩의 보람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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