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하신 몸' 이대호, 이승엽 몸값 넘을 수 있을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8.01 06: 39

오릭스 버팔로스 4번타자 이대호(31)의 몸값은 어디까지 치솟을까. 
올해로 일본야구 2년차를 맞은 이대호는 그야말로 '귀하신 몸'이다. 올해 89경기 모두 4번타자로 선발출장하고 있는 이대호는 타율 3할2푼4리(7위) 107안타(4위) 17홈런(공동5위) 56타점(8위) 출루율 3할9푼6리(4위) 장타율 0.527(6위)로 도루와 득점을 제외한 공격 전 부문에서 퍼시픽리그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득점권에서 홈런 5개 포함 97타수 36안타 타율 3할7푼1리를 기록하며 이 부문 리그 2위에 랭크돼 있다. 찬스에 강한 4번타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떨치고 있는 것이다. 소속팀 오릭스가 퍼시픽리그 최저 팀 타율(0.255)을 기록하고 있는 와중에도 이대호가 분투 중이다. 

▲ 이대호의 위상
이대호의 위상은 이미 두 말할 필요 없을 만큼 높아졌다. 특히 지난 28일 세이부 라이온스전에서 심판 판정에 어필하다 퇴장당하는 과정에서 모리와키 히로시 감독이 평소 온화한 이미지를 버리고 이대호를 위해 심판을 밀칠 정도로 팀 내에서 누구보다 보호하고 지켜야 할 선수임을 재확인했다. 
자연스럽게 관심은 시즌 후 FA가 되는 이대호의 거취에 모아진다. 이미 오릭스가 시즌 중이지만, 잔류에 대한 언질을 계속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조건이 우선이다. 일본 언론에서도 '오릭스가 이대호를 잡기 위해서는 돈 전쟁이 불가피하다'며 상당한 거액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대호는 지난 2011년 시즌을 마친 뒤 오릭스와 2년간 총액 7억엔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일본으로 진출한 시점에서 한국인 선수로는 가장 많은 몸값이었다. 올 시즌을 마치면 이보다 더 많은 몸값이 예상된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한신 타이거스 등 자금력 풍부한 구단들이 그에게 군침을 흘리고 있기 때문이다. 
▲ 이승엽 몸값 넘어설까
역대 일본에서 뛴 한국인 선수 중에서 가장 많은 몸값을 받은 선수는 역시 이승엽이다. 이승엽은 지난 2007~2010년 요미우리와 4년간 총액 30억엔의 잭팟을 터뜨린 바 있다. 특히 2007년~2008년에는 각각 6억5000만엔과 6억엔을 받으며 리그 최고 연봉자로 우뚝 서기도 했다. 3년 연속 30홈런 이상 터뜨리며 요미우리 4번타자이자 거포로 존재감을 높였다.  
이대호가 이승엽의 몸값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요미우리와 한신이 어느 정도 관심을 보이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올해 요미우리 1루수 호세 로페스는 타율 3할2푼2리 12홈런 31타점을 기록하고 있으나 득점권 타율 2할4푼3리에서 나타나듯 찬스에 약하다. 타순도 6번이다. 한신 1루수 아라디 다카히로도 타율 2할9푼1리 11홈런 42타점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전성기 기량에는 못 미친다. 내년이면 만 37세 베테랑으로 언제 하향세를 탈지 모른다. 반면 이대호는 일본 진출 이후 233경기 모두 4번타자로 선발출장할 만큼 몸 관리가 철저하고 꾸준하다. 
이대호는 과거 이승엽에 비해 홈런 숫자는 모자란다. 하지만 일본프로야구의 투고타저 바람과 함께 정확성과 힘을 갖춘 타자의 필요성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요미우리와 한신의 팀 상황도 이대호를 필요로 한다. 다만 과거처럼 한국 방송사의 중계권 수익에 따른 몸값 상승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변수다. 한국은 지금 국내야구는 물론 메이저리그의 득세로 일본프로야구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져있다. 막대한 중계권료를 지불할만한 국내 방송사가 없다. 
긍정과 호재가 뒤섞여있는 가운데 이대호의 몸값이 최고 주가를 높였던 이승엽을 넘어설 수 있을까. 벌써부터 시즌 후 FA 이대호의 몸값이 어느 정도일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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