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희, “빵꾸똥꾸 보단 평범한 정이가 저와 비슷해요”[인터뷰]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3.08.01 08: 07

진지희는 어느새 연기파 아역배우의 아이콘이 됐다. 드라마 ‘연애시대’의 앙증맞은 꼬마가 곧 자라나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의 말썽쟁이 해리가 되고, 또 어느새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짝사랑에 빠진 천방지축 민화공주, 영화 ‘고령화가족’의 불량소녀 민경으로 성장하더니 ‘불의 여신 정이’에서는 풋풋한 첫사랑을 겪는 말괄량이 정이로 변신했다. 그간의 작품들만 돌아봐도 그는 자신이 맡은 역할의 200%를 제대로 소화했다. 그 때문일까. 함께 했던 까마득한 선배 연기자들로부터 “아역이라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동료배우라 생각한다”(박해일), “원로배우 같다”(윤여정)는 극찬을 듣기도 했다.
MBC 월화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의 아역 분량이 모두 끝난 7월 말 만난 진지희는 “너무 놀랐다”며 아역 분량이 끝나고 난 뒤 등장한 성인배우들의 활약에 대해 놀라움과 감사함을 표했다.
“진짜 놀랐어요. 성인 역 언니 오빠들이 저희 아역들의 촬영분을 편집실에 찾아와서 다 보셨거든요. 그래서인지 아역들의 행동이나 습관 같은 게 어른이 돼서도 다 비슷하게 나타나요. 정말 관찰을 잘 하셨구나, 느꼈어요. 멋있어요. 아역은 성인 역을 생각하기도 하지만 처음 시작부분이라 사실 마음대로 연기를 해도 되거든요. 하지만 성인 언니 오빠들은 저희의 연기를 보고, 비슷한 습관들을 같이 연결해서 가야하는 힘듦이 있는데 그걸 너무나 완벽하게 하시더라고요”

‘불의 여신 정이’에서 여러 명 아역들의 활약은 눈부셨다. 그 중에서도 주인공 정이 역을 맡은 진지희는 로맨스 연기, 눈물 연기, 천방지축 말괄량이 연기 등 여주인공의 다양한 면을 제대로 그려내며 초반 드라마 인기에 한 몫 했다. 또한 배우 노영학과 선보인 알콩달콩 풋풋한 로맨스 연기는 보는 이들의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할 만큼 사랑스러웠다.
“함정 신은 사실 영학 오빠랑 진짜 안 친했을 때 찍은 거라 되게 어색했어요. 아니 어색했다기보다 설렜다고 해야 할까요? 떨렸던 것 같아요. 서로 친하지도 않은데 옆에 붙어서 대사를 나누려고 하니까 쑥스러운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그렇지만 그 장면을 찍고 나서는 오빠와 정말 친해졌어요”
진지희는 “다른 아역들과 많이 친해졌냐”는 질문에 “아역들은 친해질 만 하면 헤어진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래도 계속해서 붙어 다닌 노영학, 박건태와는 정말 많이 친하게 지냈다고. 성인 역 문근영과 닮았다는 말에는 “정말 좋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두 사람은 보통 아역과 성인 배우의 관계보다 더욱 특별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보통 아역과 성인 연기자의 관계 보다 언니랑 제가 더 많이 친했어요. 이렇게 성인 역의 배우와 많이 친해진 건 근영 언니가 처음이에요. 언니가 저에게 먼저 말도 걸어주고, 문자도 보내줬어요. 저도 정이에 대해 이해가 안 가는 장면이 있으면 언니에게 문자를 보내 물어보고는 했고요. 언니도 아역부터 시작해 연기를 해왔기 때문에 그런가 봐요.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아마 저희가 ‘불의 여신 정이’의 아역과 성인 연기자들 사이 중 가장 친했을 걸요?(웃음) 언니가 저랑 말이 잘 통하는 것 같아요. 행동도 비슷해요. 해맑게 웃는 거라든지, 장난을 치는 거나 말투 같은 것도요”
정이는 아역 배우들과도 함께 하는 장면이 많았지만, 40-50대의 아저씨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출 때도 많았다. 아빠 유을담 역을 맡은 이종원, 아빠의 적, 악인 이강천 역을 맡은 전광렬, 선조 역을 맡은 정보석 등 모두가 범상치 않은 카리스마를 지닌 중년의 배우들이었다. 그간 어른들과 호흡을 맞춘 작품들이 많아 떨리지는 않았다고 하면서도 “전광렬 아버지와 눈싸움을 하는 장면에서는 살짝 떨렸다”고 귀띔했다.
“이종원 아빠는 항상 아빠로서 같이 웃고 장난치고 하니까 편했는데 전광렬 아버지는 역할 상 저와 대적하는 관계다 보니 카리스마에 눌릴 때가 있었어요. 특히 서로를 쏘아 보며 눈싸움을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때는 살짝 떨리기까지 했어요. 꾹 참고 저만의 연기를 하기 위해 노력했지만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 진지희는 기억이 나지 않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아역 배우로 활동해 왔다. “연기를 한다고 느낀 게 대체 언제부터였냐”는 질문에 그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연애시대’ 때부터”라고 답했다. 드라마 ‘연애시대’에서 진지희는 내성적이지만 사랑스러운 꼬마 은솔이를 연기했고, 그 때부터 꿈을 연기자로 정했다. 이후 ‘지붕뚫고 하이킥’에서는 역할이 너무 강해 사람들로부터 “같은 아이가 맞냐”는 농담 반 진담 반 놀림을 듣기도 했다. 지금까지 했던 역할 중 어떤 게 중학생 소녀 진지희와 비슷한지를 물었다.
“정이가 저와 가장 비슷한 거 같아요. 전 ‘고령화 가족’ 민경이처럼 삐뚤어지지도 않았고, ‘지붕뚫고 하이킥’의 해리처럼 악동도 아닌 평범한 아이거든요. 웃을 땐 정신없이 웃고, 삐칠 땐 또 삐치는 그런 아이요”
스스로를 평범하다고 말하는 진지희는 사실 ‘뛰어나게’ 평범한 아이다. 연기 활동을 병행하면서도 학교 공부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공부를 열심히 했고, 그 덕분에 성적도 좋다. 뿐만 아니라 연기 역시 따로 선생님에게 배우는 건 없지만 거울을 보며, 대본을 보며, 엄마와 함께 끊임없이 연습에 연습을 더한다. 그런 진지희가 앞으로 더 원하는 것은 어떤 배우들이라도 그러하듯 “다양한 연기를 소화할 수 있는 배우”다.
“다양한 연기를 만들어보고 싶고, 다양한 연기 속에서 저의 개성이 드러나는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지금까지 천방지축 같은 캐릭터의 연기를 많이 했다면, 커서는 자연스럽게 로맨스 도 할 수 있고, 액션도 하고 싶고요. 다양한 연기를 접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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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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