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정병곤(25)이 김상수의 부상 공백을 너끈히 메우며 이름 석 자를 널리 알렸다. 30일 광주 KIA전부터 유격수로 선발 출장 중인 정병곤은 공수 양면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상수의 부상 공백을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는 류중일 감독의 바람대로.
정병곤은 31일 "그저 매 경기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자신을 낮췄다. 모든 게 새롭고 즐겁다. "좋다. 그저 좋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1군 무대에서 선발 출장하는 게 모든 선수들의 목표아닌가. 그걸 이뤘으니 좋다. 그리고 경기에 나가서 팀이 이기니까 좋고 개인 성적도 괜찮으니 더 좋다".
김상수의 부상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부담 또한 컸던 게 사실. 하지만 그는 "경기에 나가면 이것저것 생각하지 않고 수비할때 내게 타구가 오면 잡아서 아웃시키고 타석에서 공이 날아오면 치면 된다는 식으로 단순하게 생각한다. 결과는 그 다음이다"고 허허 웃었다. 그만큼 결과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게 그의 생각.

2루수 강명구와의 호흡 또한 어려움이 없다. "명구형이 잘 이끌어주신다"고 감사의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정병곤은 지난해 12월 3대3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으로 이적했다. 올 시즌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트레이드 실패 사례'라는 혹평을 받기도. 그럴때마다 정병곤은 더욱 독해졌다. "언젠가 1군 승격의 기회를 얻게 되면 정말 잘 하겠다"고.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조동찬과 김태완의 1군 복귀가 임박했다. 정병곤의 1군 잔류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 "형들이 올라오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내려갈때 내려가더라도 이곳에 있을때 내가 가진 모든 걸 쏟아 붓겠다". 정병곤의 눈빛에는 독기가 느껴졌다. "내가 1군에서 뛰니까 어머니께서 정말 좋아하신다. 얼마 전에 '이렇게 잘 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씀하셨다.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뛰겠다".
정병곤은 김상수와 경북고 2년 선후배 사이다. 학창 시절 키스톤 콤비를 이루기도 했다. "3학년 때 내가 유격수를 맡고 상수가 2루수로 뛰었다"는 게 정병곤의 설명. 정병곤은 30일 경기가 끝난 뒤 김상수에게서 문자 한 통을 받았다. '병곤이형 나이스 배팅'. 이에 정병곤은 '너 올때까지 잘 지키고 있을게. 건강한 모습으로 와야 한다'고 화답했다.
정병곤의 올 시즌 목표는 소박하다. "지난 번에 인터뷰를 통해 말했었는데 이제 삼성맨이니까 팬분들께서 내 이름 석 자를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더 열심히 하겠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