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까지는 탄탄대로다. 하지만 그 이후가 문제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되는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이 1일 개막한다. 한국은 강력한 우승후보 중국, 이란을 비롯해 말레이시아와 함께 C조에 배정됐다. 4개 조 중에서 단연 가장 치열한 죽음의 조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국제농구연맹 아시아지부(FIBA ASIA) 홈페이지는 C조 프리뷰에서 “C조에는 마이클 델,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가 속해 있다. 세 나라는 지난 26번의 대회에서 19번 우승을 합작했다”고 빗대며 한국, 이란, 중국의 결선진출을 확신했다. 어차피 본 게임은 8강 토너먼트다. 예선과 결선은 8강 토너먼트에서 보다 유리한 대진을 갖기 위한 의미밖에 없다.

한국이 2차 결선에서 붙을 바레인, 인도, 카자흐스탄, 태국의 전력은 한참 아래다. 승리가 당연하다. 한국이 예선에서 중국과 이란에게 모두 져도 8강까지는 무난하다. 8강 상대는 대만 혹은 필리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주최국 필리핀보다 차라리 한 번 붙어본 대만과 상대하는 것이 낫다. 4강에서 중국 혹은 이란과 다시 만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의 현실적인 목표는 우승이 아닌 대회 3위다. 4강에서 패하더라도 3위 결정전에서 이기면 2014년 스페인 세계선수권 출전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그 점을 감안하면 유재학 감독은 반드시 이겨야 할 경기에 집중하며 전략적으로 대회운영을 할 필요가 있다.
FIBA는 한국의 전력에 대해 “굉장히 좋지도 않지만 나쁘지도 않다. 존스컵은 해외에서 한국의 전력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다. 한국은 KBL의 외국선수들과 강도 높은 자체훈련을 했다”고 소개했다.
대표팀과 훈련한 외국선수들은 KBL경력이 전혀 없었다. 잘못된 정보가 버젓이 공식홈페이지에 게재되어 있을 정도로 해외에서 한국을 모른다. 이를 바로 잡을 외교력도 없다. 국제교류가 전무한 한국농구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자존심이 상하지만 한국의 전력노출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점은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
jasonseo34@osen.co.kr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