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정은 정말 잔혹한 교사였을까. MBC 수목드라마 '여왕의 교실'(극본 김원석, 김은희 연출 이동윤)에서 냉혹한 교사 고현정의 진가가 드러나며 안방 극장에 감동을 안기고 있다.
지난 31일 방송된 '여왕의 교실'에서는 교감(이기영 분)에게 쫓겨 교실을 떠나기 전 아이들에게 진심어린 충고를 전하는 마여진 선생(고현정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마선생(고현정)은 자신의 교육방식을 끝까지 고집하는 것으로 인해 결국 교육위원회로부터 1년간 정직 처분을 받고 교실을 떠나야만 하는 상황에 처했다. 결국 그는 아이들의 만류에도 교감의 압박으로 인해 교실을 떠날 수 밖에 없었고, 떠나기 전 5분 간 아이들을 향한 마지막 수업을 진행했다.

그는 "선생님 안 계시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어요"라고 말하는 아이들에게 "선생님에게 물어봐서 결정하겠다는 어리광은 이제 그만 부려. 답은 너희들 안에 이미 있어"라며 변함없는 얼음장 카리스마를 드러냈다.
이어 "알 수 없는 내일이 불안한 건 당연한 일이야. 하지만, 기억해. 너희들이 살 수 있는 시간은 어제도 아니고, 내일도 아니고 오직 오늘, 지금 여기에서의 시간 밖에 없어"라며 "너희들이 해야 할 일에서 도망가지 말고, 누려야할 행복을 충분히 누리면서 살아. 또, 내가 행복해야 하듯, 내 옆의 친구들도 행복해야 한다는 걸 잊지 마. 나를 소중히 여기고, 그 마음으로 친구를 소중히 여겨. 최선을 다해 친구와 함께 오늘을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이라고 듣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인생의 지침을 전했다.
방송 초반 비춰진 고현정의 마여진 선생은 스스로가 부조리한 사회의 권력자가 돼 아이들을 궁지에 내모는 모습으로 인해 시청자들로부터 '비교육적이다', '잔인하다' 등의 반응을 얻으며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그러나 방송 후반부부터 사실은 아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의 교육을 위해 밤을 새워 고민하고, 연구하는 마여진 선생의 반전 면모가 드러나고 분위기는 달라졌다. 아이들은 마여진 선생의 교육법을 통해 스스로 생각하고, 교실의 친구들과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하는 자발성을 배웠다. 무엇보다 처음에는 대항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들에게 인생의 진실을 가르쳐주고자 하는 마여진 선생의 마음을 알게 됐다.
잔혹한 줄 알았지만, 사실은 가장 좋은 교사였던 마여진은 어쩌면 매우 비현실적인 캐릭터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의 이런 비현실적인 캐릭터는 성적에만, 좋은 대학과 좋은 직업에만 집중된 교육 현실에 얼음장 같은 일침을 놨다. 비록 화제성이나 시청률 면에서는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이 드라마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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