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자살골이라도 괜찮으니까, 이겼으면 좋겠어요."
고명진(25, 서울)은 승리가 절실한 얼굴이었다. FC서울에서 보낸 시간만 11년인 '최고참' 고명진은 슈퍼매치 승리에 대한 갈증도 숨김없이 드러냈다.
FC서울이 K리그 클래식 최고의 라이벌전인 '슈퍼매치'를 앞두고 1일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미디어데이 행사를 가졌다. 지난 제주전 승리로 4연승에 홈 6연승을 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서울은 이번 슈퍼매치에 대한 각오가 남다르다. 이번에야말로 슈퍼매치 9경기 연속 무승(2무 7패)에서 벗어나 승리를 따내겠다는 일념이다.

이날 최용수 감독, 주장 하대성과 함께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한 고명진은 짧고 굵은 각오를 전했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준비되어 있는 상태"라고 말문을 연 고명진은 "수원전을 앞두고 항상 이야기를 많이 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경기 전에 할 이야기가 없다"며 "경기 끝나고 다시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보였다.
고명진의 묵묵한 각오는 "자살골이라도 괜찮으니 이겼으면 좋겠다"는 한 마디에서 절실하게 엿볼 수 있었다. 고명진은 최근 서울이 거둔 승리에서 공격수의 골보다 수비수의 골이 많다는 사실을 지적하는 질문에 "공격수가 골을 넣어서 팀이 이기는 것이 가장 모범적인 사례이긴 하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누가 골을 넣고 못 넣고를 떠나서 팀이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살골이라도 괜찮으니 이겼으면 좋겠다"고 승리에 대한 갈망을 보였다.
고명진은 지난 전반기 슈퍼매치에서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나서 데얀의 선제골에 도움을 기록한 바 있다. 과연 이번 슈퍼매치서 고명진이 '승리를 향한 갈망'을 그라운드에서 시원하게 풀어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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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