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 짜리 걸었을 때도 그렇게 눈에 불을 켜잖아요".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최근 토종 투수진의 부진에 고민이 많다.
특히 김영민, 강윤구, 김병현 등 토종 선발들은 여름이 되면서 다들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김병현은 염 감독과의 상의 끝에 2군으로 내려갔다. 지난달 31일 목동 한화전에서는 문성현이 등판해 5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기는 했지만 상위권 싸움을 하고 있는 넥센은 전체적인 투수진의 각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염 감독은 1일 목동 한화전을 앞두고 "김영민, 강윤구 등 선수들에게는 절실함이 필요하다. 가끔씩 지적을 할 때 바짝 잘하다가 다시 풀어지는 모습이 보인다"고 따끔하게 질책했다.
염 감독은 이어 "투수들에게 놀이공원에 가면 다트로 인형을 맞추는 게임 하듯이 공을 던지라고 한다. 그런 게임을 하면 만원 짜리 인형을 걸고도 눈에 불을 켜고 던지지 않나. 자신이 어디에 공을 던지냐에 따라 야구에는 멀리 봐서 훨씬 더 많은 돈이 걸려있는데 왜 집중력이 떨어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병현, 강윤구 등 토종 선발들은 계속된 사사구 남발로 위기를 자초하는 점이 항상 문제가 돼 왔다. 염 감독은 투수들에게 집중력을 갖고 인형을 맞추듯이 목표가 있는 피칭을 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다소 엉뚱한 예를 들어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1월 미국 애리조나 넥센 스프링캠프 불펜에는 포수 뒤쪽에 '내가 던지는 곳만 생각하고 집중하자'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투수들에게 공 하나 하나에 대한 집중력과 소중함을 일깨워주기 위한 문구였다. 지금 다시 넥센 투수들에게 그 말이 필요한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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