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장기영(넥센)도 그랬다. 말 그대로 무한질주였으니까”.
김시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올 시즌 비로소 1군에서 기회를 얻고 있는 좌타자 김대우(29)를 힐난하기보다 감쌌다. 승부처에서 아쉬운 주루가 있었으나 경험을 쌓아가는 선수였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1일 사직 두산전을 앞두고 덕아웃서 전날(7월 31일) 두산전 1-9 패배를 복기했다. 7회까지도 추격 가시권에서 역전을 호시탐탐 노리던 롯데는 8회 5실점으로 인해 결국 완패를 자초하고 말았다.

특히 초중반 기회가 많았던 만큼 아쉬움이 많이 남을 법 했다. 특히 2회 김대우가 도루 성공 후 마침 이재우의 폭투를 틈 타 3루까지 노리다 횡사한 것과 5회 무사 만루에서 문규현의 우익수 희생플라이 때 3루까지 가지 못하고 2루에 머무른 장면은 이날 경기에서 결정적이었다고도 볼 수 있다. 결국 롯데는 5회 무사 만루서 단 1점 밖에 뽑지 못한 빈공 속 패했다.
“2회에 주루 코치가 멈추라는 사인을 했는데 훅훅 달리더라. 발에 고무줄을 채워야하나”라며 농을 던진 김 감독은 “5회에도 충분히 3루를 노려볼 법 했다. 그러나 거기에서 3루를 갔더라도 후속타자가 삼진을 당하거나 했다면 점수를 못 냈을 수도 있고”라며 쓴입맛을 다셨다.
“그래도 타자 전향한 지 2년 밖에 안 된 선수인데 지켜봐야지. 예전에 장기영도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하고 진짜 무한질주 식으로 막 뛰었는데 뭘”. 광주일고 시절 최대어 투수 유망주로 주목받다 고려대 중퇴 후 2008년 롯데 입단한 김대우는 2011년부터 타자로 전향해 현재 기회를 얻고 있다.
김 감독의 전 소속팀인 넥센의 테이블세터 요원 장기영도 2001년 현대 입단 후 2008년 타자로 전향한 케이스. 김 감독은 김대우가 장기영처럼 타자로서 경험을 쌓으며 제 기회를 확실히 살리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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