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형 살아있네’ 김선우, 돌아온 선발 퍼즐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8.01 22: 22

부상 복귀 후 첫 1군 등판인 데다 우천 중단 여파로 인해 어깨가 식은 감이 있던 만큼 긴 이닝을 소화하기는 힘들었다. 다행히 등판 전부터 타선 지원이 확실해 편하게 던질 수 있던 환경이 갖춰졌다. ‘써니’ 김선우(36, 두산 베어스)가 빗속에서도 복귀 호투를 선보이며 후반기 도약을 예고했다.
김선우는 1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로 나서 5이닝 동안 69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1피홈런, 탈삼진 3개) 무사사구 1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3승(6패)째를 거뒀다. 지난 5월9일 문학 SK전서 5이닝 무실점 승리를 거둔 후 84일 만에 거둔 승리다.
10여 년 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2008년 자신의 보유권(1996년 1차 우선지명)을 지닌 두산으로 입단한 김선우는 기복이 있기도 했으나 꾸준하게 로테이션을 지킨 간판 선발 투수. 2010시즌부터는 파워피처 스타일에서 기교파 투수로 변모하며 그해 13승, 이듬해 16승을 거두는 등 꾸준히 자리를 지킨 선발 투수이자 투수진 맏형이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하락세로 인해 우려를 나타냈다. 첫 경기부터 승운이 없었던 김선우는 5월9일 문학 SK전 승리를 거뒀으나 이날 경기서 1루 베이스커버를 들어가다 왼 종아리 부상을 입었다. 큰 부상은 아니었으나 투구 밸런스에 영향을 미치는 부위였던 만큼 등판이 계속될 수록 구위가 떨어지고 제구도 높아지며 상대의 공략도도 높아졌다. 결국 김선우는 6월5일 잠실 LG전서 3이닝 5피안타 4실점으로 무너진 후 이튿날 2군으로 내려갔다.
2군에서도 첫 등판이던 6월15일 서산 한화전서 1아웃만 잡고 8안타 7실점하며 그야말로 뭇매를 맞았다. 기본적인 구위가 상대 방망이를 이기지 못했고 맏형이 빠진 투수진은 총체적 난국까지 겹치며 두산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결국 김선우는 2군 실전보다 재활 치료에 열중하며 다음 기회를 기다려왔다. 고질적인 양 무릎 부상은 물론이고 악화되었던 종아리 부위까지 치료에 열중했다.
돌아온 김선우는 좋았을 때의 면모를 다시 보여줬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3km로 빠른 편은 아니었으나 슬라이더 비율을 높인 대신 주무기 중 하나인 투심 패스트볼은 12개 정도만 던졌다. 가장 좋은 호흡을 보여줬던 주전 포수 양의지가 무릎 타박상으로 결장했음에도 백업 포수 최재훈과도 무리없는 호흡을 맞췄다. 무엇보다 사사구를 단 한 개도 내주지 않는 공격적 제구가 살아났다는 점이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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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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