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스토리쇼 화수분’이 세련미와는 다소 거리가 멀지만 생각 없이 웃을 수 있는 콩트로 안방극장 문을 두드렸다. 1990년대 인기 장르였던 콩트를 내세운 이 프로그램이 과연 2013년 예능 판도를 바꿀 수 있을까.
‘화수분’은 지난 1일 연예인들이 자신의 추억을 직접 재연하는 형식으로 두 번째 파일럿 방송을 마쳤다. 지난 3월 ‘세대간의 공감 이야기’로 한차례 파일럿 방송된 바 있는 이 프로그램은 ‘황금어장-무릎팍도사’ 시간대인 목요일 오후 11시 20분대에 또 다시 비상 착륙을 시도했다.
이날 방송은 김갑수, 정준하, 서경석, 김성주, 애프터스쿨 유이가 MC로 나선 가운데 정준하의 결혼 이야기, 유이가 속했던 비운의 걸그룹 오소녀의 해체, 서경석의 군대의 추억 등을 콩트로 재구성됐다. 첫 파일럿 방송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연예인들의 사연을 MC가 뉴스 앵커처럼 소개한다는 점. 사연과 사연 사이에 MC들의 재치 넘치는 진행이 재미를 배가시켰다.

사실 ‘화수분’은 연예인들의 사연을 다룬다는 것 외에는 MBC의 대표적인 콩트였던 ‘테마게임’에서 크게 달라진 바 없는 구성이었다. 또한 안방극장에 익숙한 다소 손발이 오글거리는 재연이 펼쳐지며 신선한 재미와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이 점이 ‘화수분’의 매력이었다. 단순해서 쉽게 빠져서 볼 수 있는 콩트를 내세운 ‘화수분’은 단시간에 높은 몰입도와 흥미를 끌어올렸다. 전세대가 거리낌 없이 볼 수 있는 쉬운 구성과 연예인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사연은 예측 가능했지만 기본 이상의 재미를 선사했다.
현재 인기 예능 프로그램은 토크쇼와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양분되고 있다. ‘아빠 어디가’, ‘진짜 사나이’, ‘나 혼자 산다’ 등 관찰 예능 프로그램으로 상반기 재미를 본 MBC가 콩트로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MBC는 일단 ‘화수분’의 안방극장 반응을 살핀 후 정규 편성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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