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여왕의 교실', 고현정의 무표정..감동을 남기다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3.08.02 07: 03

냉정하고 독설을 내뱉지만 가슴 속엔 아이들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한 마여진. 이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16회를 숨 가쁘게 달려온 배우 고현정은 절제된 표정 연기 속 감동으로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고현정은 지난 1일 방송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 MBC 드라마 '여왕의 교실'에서 늘상 보여왔던 무표정과 함께 처음으로 미소를 지어보이며 보는 이들에게 짜릿한 전율을 안겼다.
방송 처음 당시, 고현정이 분한 마여진 캐릭터는 너무나 현실적인 행동으로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왔다. 그도 그럴것이 반 아이들에게 거침없는 독설을 내뱉는가 하면 성적으로 아이들을 나누는 등 냉혹한 교육 방식으로 마여진은 논란의 중심에 서야 했다.

그리고 이러한 마여진을 그려낸 고현정은 극 중 '마녀'라고 불릴 만큼 냉정하고 냉철한 마여진 캐릭터를 위해 무표정을 유지했다. 가끔 냉소어린 미소, 그리고 뜻 모를 미소가 얼굴에 번지긴 했지만 '마여진' 하면 떠오르는 표정은 뭐니뭐니해도 '무표정'이었다.
때문에 고현정의 연기가 주목을 받지 못할수도 있었다. 다양한 표정 연기가 연기력을 논하긴 가장 좋기 때문. 그러나 고현정은 그간 쌓아온 내공으로 무표정도 '감동'으로 만들어냈다. 워낙에 표정이 없는 마여진 캐릭터라 무표정에서 잠깐씩 일어나는 표정 변화는 마여진의 심리를 표현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 고현정은 이러한 포인트를 놓치지 않고 노련하게 무표정을 이용한 감정 전달로 극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게다가 이러한 표정 변화는 마여진이 그렇게 잔혹하고 냉정한 교사가 아닌, 진심으로 아이들을 걱정하고 사랑하는 교사라는 것을 표현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변화를 눈치 챈 시청자들은 더욱 더 고현정의 얼굴을 보며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이 극대화 된 장면은 바로 1일, 마지막 방송분의 마지막 장면. 이날 방송에서도 반 아이들의 '스승의 은혜'를 들으면서도 웃거나 울지 않는, 그리고 냉정하게 "이제, 중학교에 가도록"이라고 말하는 마여진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던 시청자들은 마지막 큰 감동을 받게 됐다. 우연히 길에서 마여진을 만난 심하나(김향기 분)는 마여진에게 "우리가 선생님 이긴거죠. 선생님이 져서 지금 기쁘신거죠"라는 질문을 던졌고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던 여진은 하나의 뒷모습을 보며 처음으로 미소를 지어 보인 것.
그 어느 때보다도 진심으로 환하게, '마녀'라는 별명이 무색할 만큼 천사 같은 미소를 짓는 마여진, 고현정의 모습은 그 동안의 무표정을 봐왔던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안겼다.
SBS 드라마 '대물' 이후 '여왕의 교실'을 통해 3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복귀한 고현정. 특유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과 함께 오랜 내공이 돋보인 섬세한 연기는 3년 만의 복귀라는 것이 무색하리만큼 시청자들을 감동시키며 '역시 고현정'이라는 찬사까지 이어지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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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 교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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