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목들’ 해피엔딩, 배우와 시청자 함께 웃었다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3.08.02 07: 03

SBS 수목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이하 너목들)가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역시나 ‘너목들’다운 마지막 회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꽉 채워주고 떠났다.
지난 1일 방송된 ‘너목들’(극본 박혜련, 연출 조수원) 최종회는 기획의도대로 우리가 가장 듣고 싶고 보고 싶은 얘기를 하려고 하는 이 세상에서 억울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행복을 찾아주는 영웅들을 만나게 해주며 끝났다.
민준국(정웅인 분)은 11년 전에 묻었던 범죄까지 인정하는 조건으로 관우에게 변호해달라고 부탁했고 살인의 동기를 참작해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을 받았다. 그리고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더욱 굳건히 한 혜성(이보영 분)과 수하(이종석 분)는 각각 삼류가 아닌 진실을 위해, 어려운 처지인 사람들을 위한 국선전담변호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경찰대학에 지원해 경찰이 되는 등 꿈을 이루는 내용이 그려졌다.

‘너목들’은 초반부터 중반부를 지나 끝까지 탄탄하고 촘촘한 구성의 ‘미드(미국 드라마)’처럼 매회 공을 들인 노력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인물 하나하나, 에피소드 하나하나 가볍게 허투루 넘어가는 법 없이 정점을 찍는 전개로 시청자들의 감정을 최대한 끌어내며 극에 몰입시켰다. 보통 드라마와는 달리 예상을 빗겨가는 전개로 시청자들을 들었다 놨다 한 것.
‘너목들’ 또한 다른 드라마처럼 하나의 큰 줄기를 바탕으로 스토리가 전개됐지만 그 가운데 여러 가지 큰 에피소드이 등장하고 종결돼 마지막회 같은 착각을 하게 했다. 에피소드들을 살펴보면 복수, 기억상실증 등 보통 드라마가 마무리될 쯤 나오는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민준국의 복수에 이은 무죄 판결, 수하가 기억을 잃어버리고 수하와 민준국이 옥상에서 떨어지는 등의 방송분이 그러했다.
그리고 민준국의 수하 아버지의 관계, 민준국의 궁극적인 복수 이유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며 제작진과 시청자들이 끊임없이 숨바꼭질했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는 흡사 ‘미드’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방송 전 ‘너목들’은 초능력을 소재로 한 뻔한 로맨스 드라마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지만 첫 회부터 시청자들 입에서 ‘헉’ 소리를 나게 했다. 민준국이 수하의 아버지를 살해하는 장면을 혜성이 목격하고 이를 증언하기까지 인물들의 과거사를 짧고 굵게 그려 한눈팔 새가 없었다.
이에 2회분은 1회보다 무려 5.0%P의 시청률이 상승하며 단숨에 수목극 시청률 1위로 올라섰다. 전작의 그림자를 떨쳐낸 ‘너목들’은 이후 시청률이 상승세를 타며 24.1%까지 기록, 시청률 침체에 빠졌던 주중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너목들’의 이 같은 인기를 얻은 데는 초능력도 큰 역할을 했다. 상대방의 눈을 보고 마음을 읽는 초능력을 이질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스토리에 자연스럽게 녹였다. 이는 박혜련 작가가 수하의 초능력을 혜성만 알게 하는 설정을 마지막까지 가지고 가 수하를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소위 ‘괴물’로 만들지 않음으로써 극의 흐름에 방해를 주지 않았다. 혜성이 법정에서 변호할 때 수하의 도움을 받아 억울하거나 어려운 처지의 피고인에 대한 판결을 유리하게 만들었다.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지만 수하가 피고인과 판사, 검사 등의 마음을 읽고 혜성에게 알려주고 혜성이 수하의 제스처를 보고 변호 방향을 수정하는 장면에서 두 사람의 호흡이 척척 맞아 떨어져 시청자들의 속을 후련하게 했다.
특히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서도연(이다희 분) 검사의 아버지인 황달중(김병옥 분) 사건 재판에서 혜성이 배심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최후변론을 하는 동안 수하의 사인을 받고 감동적인 변론을 펼쳐 결국 무죄를 이끌어내는 장면은 짜릿함을 선사하기도 했다.
‘너목들’은 자극적인 설정 남발, 뻔한 소재와 스토리 전개처럼 구태의연하고 식상한 것에서 탈피, 아드레날린을 솟구치게 하는 긴장감 넘치는 전개, 예상을 뒤엎는 탄탄한 스토리를 보여주며 한국 드라마의 품격을 높였다.
kangsj@osen.co.kr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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