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NC 다이노스 오른손 투수 이재학(23)은 구단 첫 완봉승의 주인공이 됐다. 마지막 타자였던 박정권을 파울 뜬공으로 돌려세운 후 포수 김태군(24)이 마스크와 모자를 벗어 이재학에게 인사를 했다. 왜 그랬을까.
김태군은 지난 1일 경기를 앞두고 “구단 첫 완봉승이라 고맙다는 의미에서 인사를 했다”고 그 이유를 말했다. 선배가 후배에게 인사를 하기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김태군은 “(이)재학이가 잘 던져줘 고마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NC는 구단 가치로 ‘정의, 명예, 존중’을 표방한다. 덕아웃과 라커룸 등에 이 표어가 쓰여 있다. 김태군은 “어제 재학이가 완봉승을 거두고 나서 평소에 봐왔던 ‘존중’이라는 단어가 생각났다”며 “그래서 나도 인사를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완봉승의 주인공 이재학은 당시 당황했다고 했다. 이재학은 “(김)태군이 형이 인사한 사실을 알았다. 그런데 당황해서 인사를 하지는 못했다”며 “숙소에 들어가서 ‘같이 인사할 걸’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같이 맞절을 할 생각이다. 태군이 형에게 고마웠다"고 말했다.
현역 시절 포수였던 김경문 NC 감독도 이에 대해 언급했다. 김 감독은 "포수는 투수를 띄워주는 줄 때도 있다. 힘들지만 그것도 포수의 역할이다"라며 "포수로서 태군이가 잘 하고 있다는 것 알고 있다"고 말해 김태군에게 힘을 실어줬다.
한편 SK와의 주중 3연전에서 승리를 거둔 에릭 해커와 이재학, 이성민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한결 같이 포수 김태군의 리드를 칭찬했다. 그만큼 포수와 투수간의 신뢰가 깔려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NC 안방마님 김태군의 '인사'가 잔잔한 감동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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