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듯한 외모와 부드러운 미소, 그리고 중저음의 목소리까지 고루 갖추고 있는 배우 주상욱은 예능감까지 훌륭했다. 그동안 많은 작품에서 때로는 부드럽게 웃고, 때로는 날카로운 카리스마를 보여줘 사랑받고 있는 주상욱이 지난 1일 밤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3'에 출연해 남다른 예능감을 뽐냈다. 작품에서와는 또 다른 그만의 반전매력이 돋보이는 시간이었다.
주상욱은 등장부터 남달랐다. 유재석, 박명수 등 쟁쟁한 MC들, 재치 있는 입담을 가진 배우 정만식과 호흡을 맞추며 그가 가지고 있는 예능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반듯하고 자상한 실장님 이미지와 맞지 않는 수다스러운 면모도 있었다.
그동안 다양한 작품에서 실장님 역할을 많이 맡아 '실장님 전문배우'라고 불렸던 주상욱은 이날 이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 주상욱은 "실장님 역할을 많이 했는데 실장님 전문배우라는 말을 듣기 싫어서 일부러 다른 역할도 더 찾아서 했다"며 "실장님인지 아닌지만 보고 한 작품도 있다. 작품이 들어오면 보통 감독님에 대해 묻는데 나는 '실장님이야?'라고 말한다. 그게 스트레스였다"고 밝혔다.

또 주상욱은 "항상 정장만 입으니까 힘들기도 하다. 여름에 굉장히 덥다. 여름에 땀을 많이 흘리고 겨울에는 춥다"라며 "실장님이 많이 하는 대사는 지시형 말투인데 어떤 작품이었는데 내가 분명히 다른 작품인데 똑같은 연기를 하고 있더라. 항상 마지막엔 명패를 바라보는 장면이 있고, 부모님과 갈등이 있다. 싸우다가 맞기도 한다"고 비슷한 역할만 반복해서 생기는 웃지 못 할 사연도 털어놨다.
하지만 이제 주상욱의 이런 고민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방송에서 보여준 주상욱의 재치있는 입담과 의외의 매력은 국내 드라마계의 수많은 실장님뿐만 아니라 다른 역할에도 잘 어울릴 것으로 보였다.
특히 다른 출연자들이 말하는 중 꼭 자신에 대한 자랑을 빼놓지 않고, 방송에 대해 너무 잘 알게 된 어머니 때문에 힘들다고 고충을 털어놓는 모습은 반듯한 실장님보다는 귀여운 '투덜이 스머프'와 더 비슷했다. 또 야간매점 코너에서 상대방의 메뉴 하나하나에 트집 잡는 모습도 전혀 얄밉지 않고 귀여웠을 정도. 이미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에 출연한 바 있는 주상욱은 누구보다 예능과 잘 맞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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