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좌완 유망주 유창식(21)이 다시 선발 기회를 잡았다.
유창식은 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NC와 원정경기에 선발투수로 예고됐다. 지난 6월16일 사직 롯데전 이후 47일 만에 갖는 1군 복귀전이다. 일찌감치 최하위로 떨어지며 팀 리빌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한화로서는 유창식이 살아나야 희망을 볼 수 있다.
지난 2011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돼 계약금 7억원을 받고 한화에 입단한 유창식은 올해 3년차가 됐으나 아직 잠재력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선발로 큰 기대를 모은 올해 15경기에서 1승6패2홀드 평균자책점 11.37에 그치며 부진과 부상을 이유로 두 번이나 2군에 다녀왔다.

유창식은 일본 스프링캠프 때만 하더라도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하며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연습경기 4게임에서 12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 0.75로 언터쳐블급 피칭을 펼쳤다.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퍼시픽리그 우승팀 니혼햄 파이터스를 상대로는 4이닝 노히트노런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시범경기부터 컨디션이 떨어지더니 시즌 개막 후 제구 난조를 드러내며 집중타를 맞았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다. 김응룡 감독은 "사실 올해 선발 중에서 유창식에게 기대를 가장 많이 했다. 캠프 때만 해도 공이 정말 좋았다. 일본 타자들도 못칠 정도였다. 그런데 국내에 와서는 밸런스가 무너졌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선발에서 중간으로 보직을 바꿔도 유창식의 부진은 끊이지 않았고, 결국 5월 중순 2군으로 내려갔다. 6월 중순 다시 1군에 올라왔으나 어깨 통증으로 한 달 넘게 재활군에서 몸을 만드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퓨처스리그 LG 2군전에서 2⅓이닝 3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1군 복귀를 준비했다.
구단 안팎에서는 유창식의 부진에는 기술적인 문제 만큼 심리적인 이유도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응룡 감독은 "불펜에서는 그렇게 공이 좋다는데 마운드에만 올라가면 그 공을 못 던진다"며 아쉬워했다. 구단 관계자들도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돼 있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 결국 스스로 이겨내야는 수밖에 없다.
김응룡 감독은 유창식이 2군에 내려간 뒤에도 "유창식은 결국 선발로 써야 한다. 잘 준비해서 돌아오길 바랄 뿐"이라고 말하며 기대를 놓지 않았다. 김 감독이 대망의 개인 통산 1500승을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유창식이 믿음에 화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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