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는 아메리칸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하나다. 그를 많이 존경한다".
내셔널리그를 대표하는 '최고 에이스'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25)가 명품 투수전을 벌인 뉴욕 양키스 일본인 투수 구로다 히로키(38)를 극찬했다. 커쇼는 "구로다는 아메리칸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하나다. 그를 많이 존경한다"고 한껏 치켜세웠다. 지난 1일(한국시간) 선발 맞대결을 펼치고 난 뒤였다.
2008~2011년 4년간 다저스에서 한솥밥 먹은 커쇼와 구로다는 이날 다저스타디움에서 첫 선발 맞대결을 벌였다. 4년간 다저스에서 함께 캐치볼을 주고받으며 깊은 친분을 나눈 그들이었지만 승부에 결코 양보는 없었다. 숨막힐 듯한 긴장감 가득한 투수전으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커쇼가 8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구로다가 7이닝 5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둘 다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경기는 양키스가 9회초 상대 실책을 발판 삼아 3-0으로 이겼지만,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누가 뭐라 해도 커쇼와 구로다였다.
이날 경기 후 'MLB닷컴' 기사에 따르면 커쇼는 "구로다는 아메리칸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하나다. 지난 몇 년간 지켜본 대로 구로다는 힘든 상대였다"며 "난 구로다에게 많은 존경심을 갖고 있다. 그와 함께 한 동안 많은 것을 배웠고, 오늘도 정말 좋은 투구를 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구로다 역시 "커쇼를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그와 나는 4년간 팀 동료였다. 정말 좋은 사람이고, 언제나처럼 훌륭한 피칭을 했다"고 화답했다.
조 지라디 양키스 감독은 "구로다는 정말 훌륭했다. 우리 지구에서 이 나이에 이런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는 건 정말 대단하고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구로다는 이날 평균자책점을 2.38로 끌어내리며 펠릭스 에르난데스(시애틀·2.34)에 이어 아메리칸리그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우리나이 만 39세로 불혹을 앞둔 구로다이지만 보스턴 레드삭스, 탬파베이 레이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 강타선이 즐비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2점대 초반의 평균자책점으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지금 페이스라면 아시아 투수 최초의 사이영상 수상도 기대해 볼만하다.
구로다는 지난 2008년 다저스에서 빅리그 데뷔, 올해로 어느덧 6년차가 됐다. 2010년부터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고 있는데 이는 일본인 투수 최초의 기록이었다. 마쓰자카 다이스케, 다리빗슈 유에 가려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구로다였지만 특유의 철저한 자기관리와 꾸준함으로 누구나 인정하는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 반열에 올라섰다. 커쇼가 진심으로 인정할 정도면 말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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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