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컵스 한국인 사이드암 투수 임창용(37)이 최고 95마일 강속구를 던지며 한국과 일본에 이어 미국에서 제3의 전성기를 예고하고 있다.
컵스 산하 트리플A 아이오와에 몸 담고 있는 임창용은 지난달 31일(이하 한국시간) LA 에인절스 산하 트리플A 솔트레이크와 원정경기에서 3번째 투수로 구원등판, 1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트리플A 2경기 3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으로 컨디션을 바짝 끌어올렸다.
이날 임창용은 패스트볼 최고의 구속이 무려 95마일까지 나왔다. 약 153km로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스피드였다. 7회 첫 타자 맷 롱을 상대로 던진 3구째 패스트볼이 95마일이었고, 롱은 가운데 들어온 패스트볼이었지만 맥없이 헛스윙하며 삼진으로 물러났다. 피하지 않고 정면승부하는 임창용의 스타일은 변함 없이 그대로였다.

임창용은 한국에서부터 150km 이상 강속구를 마음 먹은대로 뿌렸다. 낮은 팔 각도에서 빠르게 공이 휘어들어오니 타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2005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뒤 재활을 거치는 아픔도 겪었지만 2008년 일본 진출 후 다시 150km 이상 강속구를 되찾았다.
특히 2009년에는 160km 강속구를 두 번 뿌리며 열도를 깜작 놀라게 했다. 사이드암 뿐만 아니라 변칙적으로 오버핸드로도 던지는 등 일본 타자들도 임창용의 구위에 눌렸다. 지난해 7월 생애 두 번째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았지만, 그는 일본에 남지 않고 자신의 꿈을 찾아서 미국땅까지 밟았다.
그리고 이곳에서 재활을 거쳐 최고 95마일 강속구를 되찾으며 제3의 전성기를 예고했다. 이날 임창용은 총 22개의 공을 던졌는데 거의 패스트볼 위주로 승부했다. 트리플A 타자들은 임창용의 공을 파울로 커트해도 정타를 만들지 못했다. 아담 로만인의 안타도 약간 빗 맞은 것으로 임창용의 구위가 살아있었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도 임창용에 대해 '한 때 100마일에 이르는 강속구를 던졌으나 지난해에는 80마일대로 구속 하락했다. 하지만 이는 나이가 아닌 부상에 의한 것으로 컵스의 재활 시스템아래 90마일대 초반의 패스트볼 구속을 회복했다'고 평가했다. 재활 1년 만에 자신의 것을 완벽히 찾아가고 있다는 게 희망적이다.
지난 2월 애리조나주 메사에서 재활캠프를 치르던 임창용은 "오직 한 길이다. 직구로 승부한다. 지금 스타일에 변화를 줄 생각은 없다. 타자와 승부해보고 안 되면 변화를 주겠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없다. 직접 상대하기 전까지 아무도 모른다. 내 스타일대로 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성기의 구속을 회복한 그가 '임창용 스타일'대로 빅리그 데뷔를 눈앞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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