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 야구, 3.0 시대를 여는가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3.08.02 10: 41

KT의 선택은 조범현이었다.
조범현 감독이 신생 KT의 초대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조범현 감독은 신생 KT야구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중책을 맡게됐다. 향후 코치진 조각, 선수단 구성 등 산적한 현안을 풀고 2013년 2군 리그와 2014년 1군 진입을 성공적으로 완수해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아울러 KT를 강자의 반열에 올리는 토대 마련도 그의 몫이다. 
조범현 야구는 세 번째 전환기를 맞이했다고 볼 수 있다. 우선 조 감독은 지난 2003 시즌부터 강병철 초대감독의 바통을 이어 SK 지휘봉을 잡았다. 4위로 이끌어 창단 첫 4강을 이끌었고 포스트시즌에서 승승장구해 현대와 한국시리즈에서 3승3패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다. 데이터야구와 허를 찌르는 작전 등을 앞세워 SK 야구를 이끌었다. 아름다운 2위라는 말이 나왔던 배경이었고 조범현 감독의 지도력을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조 감독은 2006시즌을 끝으로 SK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2007년 시즌 도중 KIA의 배터리 코치로 입단했고 KIA가 최하위로 시즌을 마치자 퇴임한 서정환 감독의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았다. 첫 무대였던 2008시즌 6위에 그쳤다. 그러나 2009년 과감한 선발야구 도입과 최희섭 김상현의 CK포 폭발을 앞세워 정규리그 1위를 통과했다. 
SK와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1-5 열세를 뒤집고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스승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SK와의 대결에서 승리하면서 '조갈량'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2008~2009년 2년 동안 나지완, 안치홍, 김선빈, 양현종 손영민 곽정철 등 유망주를 주전으로 키워내는 수완을 발휘했다. 이 때문에 리빌딩 이미지가 더욱 강해진 이유가 되었다. 
조범현 감독은 지난 2011시즌을 마치고 KIA 지휘봉을 놓았다. 당시 1위를 지키다 후반기 삼성에게 역전우승을 내준게 원인이었다. 내부적으로는 이범호 김상현 김선빈 등 주전타자와 로페즈, 윤석민 등 주전투수들이 모조리 부상을 당하면서 빚어진 아픔이었다. 조감독은 목표를 재수정해 4강에 진입에 성공했으나 SK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후 3연패로 무너졌다.
준플레이오프 패배는 감독직에서 물러난 이유가 됐다. 4강을 했지만 당시 선동렬 현 KIA 감독이 삼성 사령탑에서 물러나 야인으로 있던 시점이었다. KIA는 프랜차이즈 감독의 부임을 추진했다. 결국 계약기간 1년을 남겨놓고 유니폼을 벗었다.
조범현 감독은 당시 지휘봉을 놓고 물러나면서도 아쉬움과 미련을 두지 않았다. 오히려 선 감독의 부임을 축하하고 KIA 야구의 발전을 기원하는 통 큰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선수들과 작별식에서도 "나 때문에 고생많았다. 그 고마움만 안고 간다"는 말을 남겼다.  
야인으로 돌아간 조 감독은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면서 기다렸다. KBO 산하  육성위원장을 맡아 유소년 야구 발전에 힘을 보탰고 일본으로 건너가 야구를 공부하는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작년 1년 동안 롯데, 한화, NC 등 감독후보로 꾸준히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올해는 삼성의 인스트럭터로 부임해 유먕주를 키웠다. 삼성측에서 코치 부암을 원했으나 절친한 류중일 감독과의 관계를 고려해 인스트럭터로 계약했다.
이번 KT 초대 감독 선임 과정에서는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결국 기다림은 또 다른 기회를 만들었다. 조범현 감독은 지난 29일 KT의 연락을 받고 인터뷰에 응했다. 조 신임 감독은 인터뷰 자리에서 자신의 야구소신과 KT 야구의 미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높은 평가를 받았고 1일 최종통보를 받았다. 조범현 야구의 세 번째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sunn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