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환경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LA 몬스터’ 류현진(26, LA 다저스)이 3일(한국시간) 10승 달성을 위해 리글리필드 마운드에 오른다. 빅리그 첫 해 20경기 선발 등판해 9승 3패 평균자책점 3.14으로 맹활약 중인 류현진은 시즌에 앞서 목표로 ‘두 자릿수 승’을 내건 바 있다. 아직 10번 이상의 선발 등판이 남은 만큼, 목표 달성은 무난해 보인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상대가 디비전 하위권에 자리한 시카고 컵스지만, 선발 등판 환경이 만만치 않다. 원정 경기 징크스 탈출은 물론, 타자친화형 구장, 낮 경기, 천둥을 동반한 우천 예보 등 넘어야할 산이 많다.

올 시즌 류현진은 홈경기와 원정경기서 판이하게 다른 성적을 찍고 있다. 홈에선 5승 1패 평균자책점 1.83으로 리그 최정상급이지만, 원정에선 4승 2패 평균자책점 4.62로 평범하다. 류현진 또한 지난 28일 시즌 9승을 올린 후 “아무래도 첫 해이다보니 그런 거 같다. 장거리를 이동하고 시차의 영향을 받는다. 이 역시 선수로서 반드시 고쳐가야 할 점이라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익숙하지 않은 낮 경기 적응도 필요하다. 류현진은 15번의 밤 경기서 7승 2패 평균자책점 2.99, 5번의 낮 경기에선 2승 1패 평균자책점 3.58을 올리고 있는데 이번 선발 등판은 낮 경기다. 류현진은 한국프로야구에서 뛸 때도 낮경기에 고전했다. 2007시즌부터 2012시즌까지 총 11번의 낮 경기를 치르면서 5승 6패 평균자책점 4.28의 성적을 남겼다. 한국프로야구보다 낮 경기가 월등히 많은 메이저리그에선 페이스를 낮 경기에 맞추는 게 절대적이다.
타자친화형 구장인 리글리필드도 불리하게 다가오는 요소. 올 시즌 리글리필드는 파크팩터(100 이하면 투수친화형, 100 이상이면 타자친화형, 참고로 다저스타디움의 올 시즌 파크팩터는 95) 113으로 대표적인 타자친화형 구장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홈팀 컵스 투수진이 팀 평균자책점 3.89로 중하위권에 자리한 것도 크지만, 통산 파크팩터도 105로 타자에게 유리해왔다.
선발 등판일 기후도 심상치 않다. 현지 기상청은 이날 시카고 지역을 두고 강수확률 40%, 천둥번개를 동반한 약한 비가 내린다고 예보했다. 최악의 경우, 우천으로 인한 잦은 경기 중단으로 페이스 유지에 고전할 수도 있다. 류현진 입장에선 경기가 열리기 전 우천취소로 다음날 더블헤더 첫 경기에 선발 등판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류현진은 2일 처음으로 리글리필드 그라운드를 밟으며 “LA에서 비행기를 타고 호텔에 들어오니 아침 7시더라”고 웃으며 “그냥 보이기로는 경기장이 작아 보이는데, 펜스까지 거리를 보면 마냥 작지도 않은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류현진이 자신 앞에 놓인 악조건을 극복하고 일찍이 목표를 달성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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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